LG하우시스, 특화제품 개발…베트남 최대 인테리어전 참가
동남아 유통망도 대폭 늘려
무늬 화려하고 큰 패턴 사용, 중동서도 인기…점유율 30%
현지·중국업체 도전이 숙제
[ 문혜정 기자 ] 국산 벽지가 중국 중동에 이어 동남아시아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주거환경 변화 등으로 동남아 벽지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의 저가 제품에 맞서 한류 특화 제품 등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류 탄 ‘메이드 인 코리아’ 벽지
LG하우시스는 다음달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는 현지 최대 규모의 인테리어 전시회 ‘베트빌드(Vietbuild) 2017’에 참가하기 위해 현지 특화 디자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든 실크벽지에 우드, 스톤, 대리석 등 자연적인 소재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그라시아 테라’ 벽지가 대표적이다. 종이에 석유화학 원료인 PVC로 코팅한 이 제품은 시공이 편리하고 내구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중국 ‘베이징 국제벽지·직물·홈장식박람회’에 참가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디자이너와 소매점주 등을 국내로 초청해 디자인 세미나를 여는 등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현지 유통망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벽지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벽지 시장은 지난해 약 8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 3년(2014~2016년)간 연평균 약 15%씩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산과 중국산이 각각 40%, 유럽과 미국산이 각각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아직 동남아 수출은 수십억원 수준이지만 4년 전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국내 시장보다는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동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2010년 450억원 규모이던 중동 벽지시장은 2015년 1450억원, 지난해 2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G하우시스 신한벽지 개나리벽지 제일벽지 디아이디벽지 등 국내 업체들의 중동시장 점유율은 30% 안팎이다.
◆가성비 호평받는 국산
1990년대 중반 주로 중국에 주력하던 국내 벽지업체들은 2010년 전후로 중동시장을 겨냥했다. 최근에는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남아는 덥고 습한 기후 탓에 상대적으로 시공이 어렵고 습기에 약한 벽지보다 페인트를 선호하던 지역이다. 아직 주택의 약 90% 이상이 페인트 도색을 한다. 그러나 고급 아파트 등 최신식 주택 보급,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젊은 세대의 증가,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한 한류 영향 등으로 국산 벽지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중동에서도 폭이 넓고 패턴(무늬)이 화려한 국산 벽지 제품이 인기다. 손님을 집으로 초대하는 문화 때문에 중동에서는 주택의 응접 공간을 화려하게 꾸미는 경향이 강하다. 집의 층고가 3m로 높아 폭과 패턴이 크고 화려한 벽지를 선호하는 편이다. 황용석 개나리벽지 마케팅팀장은 “중동은 십자가나 신화, 동물 형상의 디자인은 피하고 잦은 모래바람에도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 진한 색상을 즐겨 사용한다”고 말했다.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프리미엄 시장은 미국·유럽산이 버티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은 품질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한 벽지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국내 디자이너를 대거 스카우트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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