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인터넷 고문 소유 기업, 1억달러 규모 가상화폐 확대 계획
러시아 가정에 비트퓨리칩 컴퓨터 배치해 中 비트메인에 맞서
러시아가 세계 최대 가상화폐 채굴시장인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디지털 화폐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터넷 고문 드미트리 마라니체프가 공동 소유한 러시아마이너코인(RMC)은 가상화폐를 1억달러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기업가들이 암호해독 과정인 채굴비트코인 채굴로 중국에 맞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마리니체프 고문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는 향후 글로벌 가상화폐 채굴시장의 3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MC이 이른바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증권 역할을 하는 토큰(암호화된 디지털 계약)을 발행하면, 투자자들은 기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가지고 이 토큰을 사게 된다. RMC 토큰은 회사가 가상화폐 채굴 장비로 얻은 수익의 18%를 가져갈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는 기업공개(IPO)와 달리 신생기업의 ICO는 사업이 실현됐을 때 가치가 있을 뿐, 그 전까지는 발행사나 네트워크에만 고유한 가상 토큰을 제공한다. 신생기업들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과 비트코인의 인기에 힘입어 올 들어 ICO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ICO를 통해 발행된 토큰이 유가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종의 암호해독 과정인 비트코인 채굴엔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는 칩 기반의 특수 컴퓨터가 필요하다. 중국 비트메인과 러시아계 비트퓨리가 이런 장비를 생산하는 주요 업체다. RMC는 가정에 비트퓨리 칩 기반의 채굴용 컴퓨터를 배치해 비트메인과 맞붙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 서명 이후 러시아가 가상화폐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화폐는 서면상 흔적 없이 거래할 수 있어 제재 조치 회피에 유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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