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교수 한경연구소 세미나
"소득분배 선진국 평균 계층 이동 가능성 커"
[ 좌동욱 기자 ]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부(富)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좌우된다는 ‘수저 계급론’이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한국의 소득분배 상태는 선진국의 평균 수준에 가깝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재완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사진)는 8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사회 이동성 진단과 대안 모색: 흙수저는 금수저가 될 수 없는가’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냈다.
박 교수는 “한국의 소득분배 상태는 지니계수와 분위별 상대소득비중, 소득점유율, 상대빈곤율 등을 고려할 때 선진국 평균에 가깝다”며 “1980년대부터 진전된 세계적인 양극화 추이에 견줘 분배 상태가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시장소득이나 자본소득 기준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에 속한다”며 “‘헬조선’이나 ‘금수저’ 주장의 근거가 약하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2011~2012년까지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각 소득계층이 동일한 계층에 잔류할 확률을 추정한 결과 △저소득층 29.8% △중산층 38.2% △고소득층 32% 등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중산층, 고소득층 등 다른 계층으로 이동할 확률이 중산층, 고소득층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근로 가능 가구만 따로 분석하면 △저소득층 12.7% △중산층 43.8% △고소득층 43.5% 등으로 동일 계층의 잔류 비율이 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수저론이 대두한 배경은 경제적 격차보다 청년 취업난, 학력·사회적 지위의 대물림 강화, 자격·면허 등 정부규제에 편승한 기득권, 열악한 사회자본 등에 따른 것”이라며 “수저론을 완화하려면 청년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고 그 지름길은 경제 자유화를 위한 구조개혁에 있다”고 강조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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