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지난 2분기에 ‘깜짝 실적’을 낸 제약회사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에서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그 비결 중 하나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란 얘기가 나온다.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등 주요 제약사가 2분기에 호실적을 내놨다. 대웅제약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6% 급증했다.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마케팅비용 감소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와 한미약품, 종근당 등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도 각각 43.6%, 236.9%, 54.5%에 달했다.
이들 제약사의 영업이익 개선에도 판매관리비 감소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대부분 제약사가 김영란법 시행 이후 판매관리비 예산을 줄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28일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도 리베이트 쌍벌제와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강력한 부정청탁방지법이 있었지만, 김영란법이 판매관리비 축소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재무제표에 포함시켜왔다. 영업사원에게 리베이트비를 포함한 상여금을 주고 이를 인건비에 반영하거나, 업무촉진비에 넣어 마케팅·홍보 비용으로 쓰는 것이다.
올 상반기 주요 제약사들의 판매관리비는 김영란법 시행 전인 지난해 상반기보다 줄었다. 2016년 상반기에 1681억원을 썼던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1378억원으로 18.03% 감소했다. 동아에스티, 종근당, 녹십자 역시 올해 상반기에 판관비가 줄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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