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대북 원유수출 금지 등 초강력 제재법안 처리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중국과 대북제재 논의 진전"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미 하원은 원유 및 석유제품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초강력 대북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수전 손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2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가 주최한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개입 정책 평가’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 핵 문제의 가장 좋은 해법은 협상을 통하는 것이지만 지금 상황은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협상장에 돌아가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과 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튼 차관보 대행은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와 관련, “북한 정권을 돕는 중국 등 제3국 개인과 기업의 제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하원은 이날 이란과 러시아, 북한에 대한 제재 법안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법안을 압도적 표차(찬성 419표, 반대 3표)로 처리했다. 법안은 △원유 및 석유제품 북한 수출 금지 △북한 노동자 채용 금지 △북한 선박 입항 금지 △북한과의 온라인 상품 거래 금지 및 북한 도박 사이트 차단 등의 방안을 담았다. 특히 북한 군사·경제활동의 ‘생명줄’인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석유제품을 북한에 수출하다가 적발된 해외 기업에는 미국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초강도 제재안을 포함시켰다.
워싱턴 소식통은 “필요하면 언제라도 북한에 원유 등을 공급하는 중국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상원 표결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효력을 발휘한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중국 등과의 논의에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 공급 차단, 북한 노동력 수출 금지 등을 포함한 제재 결의를 추진해 왔으나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중국이 러시아 측과 문제를 푸는 것이 진정한 시험대”라고 말했다. 중국은 설득했으나 러시아가 막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강력한 결의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논의 진전을 위해 다른 제재들에 관해서도 대화하고 있으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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