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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수사' 확대에 하성용 KAI 사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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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년10개월 남겨두고

"T-50 미국 수출·KFX 개발 등 대형사업 차질없이 진행돼야"



[ 안대규 기자 ]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사진)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임기 1년10개월여를 남겨둔 상태지만 최근 검찰의 강도 높은 방산비리 수사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 사장은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뒤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저와 KAI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든 사항에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이 염려하듯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미국 수출과 한국형전투기(KFX) 개발 등 중차대한 대형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그동안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쌓아올린 KAI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는 후임 사장을 선발할 때까지 국내 개발사업을 맡은 장성섭 부사장에게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KAI 대주주는 수출입은행으로 지분 26.4%를 갖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8.04%를 보유해 사실상 정부가 대주주다. 이로써 하 사장은 역대 5명의 사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한 네 번째 사장이 됐다. 국내 유일 항공기 제작업체인 KAI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교체됐다.

검찰은 KAI 비자금 조성과 납품 비리 의혹 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이날 KAI 협력업체 T사와 Y사로부터 확보한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디지털 자료, 관련자 휴대폰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지난 18일 T사와 Y사를 포함한 KAI 협력업체 5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중견기업인 Y사는 군수 항공기는 물론 민간 항공기의 핵심 부품 및 동체를 가공·조립하는 KAI의 핵심 협력업체다. T사 역시 수리온 등 헬기의 전자장비를 생산하는 핵심 협력체 중 한 곳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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