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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신한은행 29초영화제 시상식] 화분에 심고, 나무에 주렁주렁…돈에 대한 상상력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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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작 이모저모


[ 양병훈 기자 ] 신한은행 29초 영화제에는 돈에 대한 성실하고 소박한 태도를 다룬 작품이 많이 나왔다.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조상아 감독의 ‘꾸준한 저축, 늙어 힘이다’는 돈을 모으는 성실한 자세를 강조한 작품이다. 이 영상은 한 노년 여성이 돈을 불리는 방법을 고민하며 시작된다. 여성은 돈을 화분에 심는 등의 행위를 하며 “물을 주면 자라서 커질까, 밀대로 밀면 늘어날까, 뻥 튀기면 불어날까”라고 독백을 한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는 돈이 불어나지 않는다. 이 여성이 택하는 마지막 방법은 저축이다. 여성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은행에 돈을 입금하며 “돈, 저축하면 힘이 되고 희망이 보인다”고 결론을 내린다.

청소년부 특별상을 받은 김동환 감독의 ‘나는 대상 상금을 받으면 행복한 미래에 투자하겠다’(사진)는 돈을 알뜰히 쓰는 자세를 다룬 작품이다. 친구 세 명이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데 갑자기 영문 모를 1000만원이 이들의 통장에 입금된다. 이들은 이 돈으로 노래방에 가고, 고급 식당에서 밥을 먹고, 쇼핑하는 상상을 한다. 통장 잔액은 순식간에 0원이 된다. 이들은 “이건 아니야!”라고 외친 뒤 은행에 가 이 돈을 저금한다. 세 친구는 은행 앞에서 통장 잔액을 보며 뿌듯해한다.

돈은 어른들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어린이와 돈’을 다룬 작품도 다수 있었다.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강동희 감독의 ‘만원과 경찰서’가 그런 경우다. 이 영상에는 한 여자 어린이가 경찰관과 어울려 노는 장면이 나온다. 이 어린이는 “오늘은 하루 종일 경찰서에서 놀았다. 놀이터에서 만원을 주웠는데 경찰서에 가져왔기 때문이다. 언니 오빠들이 엄청 좋아했다. 칭찬받았고, 사탕도 받았고, 장난감도 받고. 경찰서에서 노는 게 이렇게 재밌다니!”라고 독백한다. 이어 “다음엔 엄마돈 가져와야지”라고 말한다.

일반부 장려상을 받은 권대성 감독의 ‘동심’에서는 한 남자 어린이와 엄마가 나와 화분에 방울토마토를 심는다. 엄마가 “심으면 뭐든지 난다”고 말하자 어린이가 “진짜?”라고 묻고는 1000원짜리 지폐를 심는다. 장면이 바뀌고 이 어린이는 유치원에 갔다가 집으로 뛰어 돌아온다. 현관으로 들어서자 화분에서는 큰 나무가 자라 있고 울창한 가지 끝마다 1000원짜리 지폐가 매달려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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