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떠나는 생태관광
[ 이선우 기자 ]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문화를 감상하고 즐기며 여행자로 하여금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하는 생태관광은 사람과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나는 여행이다. 최신 시설에 화려한 볼거리를 갖춘 곳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잘 보전된 자연 속으로 온전히 들어가 지친 심신을 달래는 힐링여행도 좋다.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생태관광지로 떠나는 여름휴가 여행 계획을 세워 보는 건 어떨까.
반딧불 명소-광주 평촌마을
무등산 국립공원 끝자락의 작은마을인 광주 평촌마을은 수려한 풍광과 남도 특유의 예술 혼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여름 밤하늘을 영롱한 연두빛으로 물들이는 반딧불이의 화려한 군무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충효동 반디공원과 증암천은 도예공방체험~소쇄원으로 이어지는 여행의 시작점이다. 수박벤치, 춘향이 그네, 웨딩포토장 등을 갖춘 반디공원을 둘러본 뒤 남생이와 수달 등이 서식하는 증암천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역사문화체험은 평촌마을 생태여행의 색다른 묘미 중 하나다. 도예공방에서는 투박함 속 화려함을 간직한 무등산 분청사기를 직접 빚어 볼 수 있다. 체험비는 1만원부터.
소쇄원은 조선 중기 때 지어진 인공 정원이다. 문인 양산보가 1519년 기묘사화로 스승인 조광조가 귀양지에서 사약을 받고 사망하자 벼슬을 내려놓고 낙향해 지었다.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소쇄원은 대나무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자연과 인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동굴탐사-강원 평창 어름치마을
백룡동굴 탐사~어름치마을~동강 래프팅으로 이어지는 생태탐사 코스다. 백룡동굴은 석순, 석주 등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보존돼 있어 천연기념물(260호)로 지정된 석회동굴이다. 전문 안내요원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동굴탐사 프로그램은 자녀들의 자연학습 프로그램으로도 좋다. 탐사비용은 1만원부터.
동강 래프팅은 급류 속에서 스릴과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어름치마을 생태탐사의 하이라이트다. 하얗게 솟구쳤다 떨어지는 동강의 거친 물살이 선사하는 짜릿함은 무더위를 날려 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탄면 마하리 진탄나루 5㎞ 구간에서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마하리 어름치마을은 평창 생태탐사의 중간 기착지로 여행객의 식사와 숙박을 책임지는 곳이다. 숙소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각 지점은 떨어져 있어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백룡동굴~어름치마을은 차량으로 10분, 어름치마을~진탄나루는 50분이 걸린다.
자연 학습장-강원 강릉 경포호
강원 강릉 경포해변은 연간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동해안 대표 관광지다. 넓고 깨끗한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 울창한 송림이 해변 특유의 매력을 뽐내는 곳이다.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수영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해변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경포해변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경포호가 있다. 거울처럼 맑다는 의미의 경포호는 예부터 하늘에 떠 있는 달 외에 바다와 호수, 술잔에 하나씩 모두 네 개의 달이 뜬다는 풍류가 전해 내려온다. 사람에게 유익함을 준다 해서 군자호라 불리기도 했다.
경포호 주변 산책길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좋다. 여름철이면 보라색 가시연꽃이 만발하는 가시연습지는 사진찍기뿐 아니라 아이들의 자연학습 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꽃을 보려면 해 뜰 녘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생태 보전지-경북 울진 왕피천계곡
낙동정맥 중앙에 있는 왕피천계곡은 멸종위기종과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보전지역이다. 왕피천 수로를 따라 금강송 산림욕장까지 이어지는 왕피천 생태탐방로는 다양한 생태자원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트레킹 명소다. 여름철이 되면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꽃이 만발해 푸른 숲길의 정취가 절정을 이룬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산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어느새 바위들 사이로 길을 만들다가 이내 다시 발목까지 차오르는 왕피천에 이르게 된다. 왕피리, 굴구지, 한티재 등 세 가지 코스로 이뤄져 있으며 탐방예약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왕피천 트레킹~래프팅~왕피리 한농마을~유기농 체험교실로 이어지는 왕피천 에코스쿨도 운영한다. 여름철 40명 단체를 대상으로 4회만 운영하는 기획 프로그램이다. 태고의 비경을 간직한 왕피천에서 래프팅을 하다가 수영을 하고 물속도 관찰하면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왕피천 생태관광의 거점 역할을 하는 왕피리 한농마을에는 통나무로 지은 다양한 크기의 숙박시설이 있다.
수상·레저-경남 남해 두모·다랭이 마을
남쪽 끝 보물섬이라 불리는 남해는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트레킹, 카약 등 다양한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생태관광지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두모마을은 수심이 얕고 물살이 세지 않아 친환경 레포츠 카약과 바다 래프팅 등 다양한 수상레저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농촌과 어촌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어 여름이면 다랑논에 펼쳐진 초록빛 벼의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카약, 바다 래프팅은 물때에 따라 운영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1만5000원부터.
두모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신전숲은 3만3000㎡ 규모의 상수리나무 숲이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한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 사이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며 다양한 종류의 곤충과 나뭇잎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평산항에서 시작해 사촌해수욕장을 거쳐 가천 다랭이마을까지 이어지는 다랭이지겟길은 남해 바래길 8개 코스 중 1코스다. 남해의 수려한 자연환경에 감탄이 절로 나오지만 이곳은 그 옛날 무거운 지게를 짊어 지고 산비탈을 깎아 만든 길을 오가던 선조들의 고달픈 삶의 애환이 깃들어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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