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호텔서 기념 만찬…계열사 임원 350여명 참석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로 투자 야성 갖는 조직 만들 것"
[ 조진형/홍윤정/김우섭 기자 ] “처음엔 낯설었지만 결국엔 상식이 됐습니다. 처음도 지금도, 미래에셋은 혁신의 길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금융에 새 길을 여는 영원한 혁신가(permanent innovator)가 되겠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기념 만찬을 하고 이같이 말했다. 만찬에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부회장 등 국내외 계열사 임원 350여 명이 참석했다. 창업 멤버였지만 독립한 구재상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박 회장은 감색 정장에 분홍빛 타이 차림으로 행사장에 등장했다.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이었다. “20년 전 오늘, 미래에셋을 창업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라고 운을 뗀 뒤 울먹였다. 목이 멘 채 “첫 번째 펀드를 팔았을 때의 감격은 지금도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처음 해외에 진출하면서, 칠흑 같은 바다 앞에 혼자 서 있는 것만 같던 한없는 막막함도 잊을 수 없습니다”고 회상했다.
그는 도전, 투자와 혁신을 수차례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미 와 있는 미래인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 서서 전략을 갖고 투자하는 것도 혁신의 하나”라며 “투자를 통해 국가자산을 증대시키고 고용을 창출하고,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활기찬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운용사의 운용자산 약 110조원과 증권사 보험사의 예탁자산 약 250조원, 총 360조원의 10% 수익을 만들면 36조원의 국부를 증대시킬 수 있다”며 “소득 증대를 통해 국가경제의 선순환 구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영원한 혁신가’ 퍼포먼스도 마련했다. 미래에셋의 20년 발자취를 돌아본 뒤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3차원(3D) 프린팅으로 ‘permanent innovator’란 알파벳 글자를 하나씩 새겨넣었다.
인기 걸그룹 마마무의 축하 공연 이후 만찬은 밤 11시까지 이어졌다. 박 회장은 테이블을 돌면서 “permanent innovator 미래에셋”이란 건배사를 외쳤다.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박 회장은 이날 만찬주로 프랑스 와인 ‘샤토 벨 브리즈(Chateau Belle Brise) 2010’을 택했다.
박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도 약속했다. 그는 “오너 가족이나 소수에게만 기회가 있는 조직이 아니라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는 기업, 직원이 성취를 이루고 긍지를 갖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며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고 전문가가 꿈을 구현하는 투자 야성을 갖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너무 많은 갈증을 느낀다. 첫 출근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고두현 시인(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의 ‘처음 출근하는 이에게’라는 시를 인용했다. ‘잊지말라 / 지금 네가 열고 들어온 문이 / 한때는 다 벽이었다는 걸 / 쉽게 열리는 문은 / 쉽게 닫히는 법 / 들어올땐 좁지만 / 나갈땐 넓은 거란다’
조진형/홍윤정/김우섭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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