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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으로 시작해 100조 기업으로…'유통거인' 70년 만에 쓸쓸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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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

한국·일본 오가며 그룹 덩치 키웠지만 경영권 승계 말끔히 해결 못해



[ 안재광 기자 ]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95·사진)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제외됐다. 70년 만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셈이다. 별도 퇴임식은 없었다. 상수(上壽·100세)를 바라보는 그는 두 아들 간 경영권 분쟁 불씨를 남겨둔 채 쓸쓸히 퇴임했다. 롯데는 다시 주총에서 이긴 신동빈 회장 주도로 지배구조 투명화, 해외사업 확장, 계열사 시너지 효과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24일 도쿄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8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승인했다. 이사 명단에는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이 포함되지 않았다.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지분율 19.07%)이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 롯데의 통합 지주사 역할을 하는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신 총괄회장이 물러난 것은 그의 공식 퇴장을 의미한다. 앞서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물러난 신 총괄회장은 한국 롯데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면 재선임되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신 총괄회장 직함도 명예회장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롯데는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더 이상 경영 활동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달 초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확정했다. 고령, 질병 등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해 재산을 관리하고 의료행위 등 신상에 관한 주요 결정을 할 땐 대리인을 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1922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총괄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껌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뒤 1960~1970년대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 비스킷 등으로 확장, 종합 제과업체로 키워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해 한국 사업을 시작했다. 1979년 서울 소공동에 롯데호텔, 롯데쇼핑센터(롯데백화점) 등을 지어 호텔업·유통업에도 진출했다. 1987년에는 롯데월드타워 부지를 매입해 30년 만인 올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123층짜리 건물을 완공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마지막 사업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자산 규모 100조원이 넘는 그룹사를 만들었지만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분쟁 불씨를 남겼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려면 광윤사, 종업원지주사, 임원주주회·관계사 등 3개의 주체 중 최소 두 곳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를 제외한 주요 주주의 지지를 받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롯데홀딩스 주총에서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안건으로 올린 이사 4인, 감사 1인에 대한 선임안은 부결됐다. 2015년 8월과 작년 3월, 6월 세 차례에 걸친 표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은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광윤사 대주주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계속 경영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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