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달러선물ETF' 3주째 매도…달러 ELS·RP 판매도 급감
"연말까지 달러약세 지속 전망…단기 환차익 노린 투자는 위험"
[ 하헌형 기자 ] 미국 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해온 ‘달러 재테크족(族)’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던 원·달러 환율이 6개월 가까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달러 약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 환차익을 노린 투자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올초 120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중순 1140원 아래로 떨어진 뒤 3개월 넘게 1120~1140원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경기 부양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결과다.
달러 가치가 오르지 않는 데 실망한 개인들은 달러 재테크 상품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들은 대표적 달러 재테크 상품인 ‘KOSEF 미국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2거래일을 제외하고 3주 넘게 순매도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더 이상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에 ‘실망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ETF 주가는 연초 이후 5.41% 하락했다. 개인들은 달러 선물지수 상승분의 약 두 배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합성)’ ETF도 이달 들어 123만4035주 순매도했다. 월별 기준으로 올 들어 최대 순매도 규모다.
KEB하나은행이 2014년부터 판매 중인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펀드의 월 판매액은 지난 3월 7400만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계속 줄어 이달 2500만달러에 머물고 있다. 대신증권이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1억4946만달러로 지난달 말(1억8612만달러)보다 19.70% 급감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반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경기 부양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원화 가치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제성장률이다. 국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원화 가치가 오르는 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이달 집계한 경제 전문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0%로 연초(2.50%)보다 0.10%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반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같은 기간 2.30%에서 2.15%로 낮아졌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어 Fed의 금리 인상만으론 달러 가치가 오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작년 12월 이후 7개월 연속 국내 채권시장에서 원화 채권을 순투자(순매수-만기 상환)하고 있는 것도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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