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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문제해결 뛰어난 서울대…대기업·중소기업 모두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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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4)·끝 평판도 순위 분석

기술개발 역량 등 5개 분야 최고, 3년 연속 정상…2위는 연세대
고려대는 조직친화력 1위

'이공계 강자' 인하대·금오공대, 중소기업 현장 기술직 선호도 높아



[ 황정환 기자 ]
지난 4월 시가총액 기준 국내 5대 기업(삼성·현대·한국전력·아모레퍼시픽·네이버) 임원 가운데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은 25%(382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전체 임원(41명)의 40%인 16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과거보다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SKY의 간판이 임원 승진이나 직원 채용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말했다.

‘2017 이공계 대학평가’의 평판도 조사(정성평가)에서도 SKY 졸업생 선호 현상은 뚜렷했다. 서울대는 모든 직군과 기업의 평판도 조사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연세대, 고려대가 2, 3위였다. 지난해 4~5위에 올랐던 한양대와 KAIST는 순서가 바뀌었다.

압도적 1위 서울대…친화력은 ‘숙제’

서울대는 공공기관을 제외한 대기업, 정보기술(IT)·바이오벤처기업, 중소기업 등 대부분 기업의 평판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종합 점수는 49.91점으로 2위인 연세대(43.72점)와 3위 고려대(43.36점)를 제쳤다.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 전공이론 이해 수준, 기술개발 역량, 인문학적 소양, 채용 희망 등 7개 평판도 평가지표 중 5개 지표에서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안경현 서울대 공대 교무부학장은 “서울대 공대는 졸업을 위해 60학점 이상의 전공과목을 이수해야 할 뿐 아니라 문학·역사·철학 등 인문학 과목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며 “한두 해 써먹을 기술이 아니라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걸 교육의 최우선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독 ‘조직친화력’에선 낮은 평가에 머물렀다. 작년에 이어 조직친화력 부문 1위는 고려대가 차지했다. 서울대는 한양대, 연세대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서울대 출신들이 채용 면접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겠나’일 정도로 여전히 서울대생들은 괴짜라는 편견이 강하다”며 “조직 생활에선 고려대 출신이 더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평판도 종합순위 2위는 연세대로, 고려대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2위), 전공이론 이해 수준(2위), 인문학적 소양(2위)에서 고려대와 점수 차를 벌린 덕분이다. 이호근 연세대 교무처장은 “학부 때부터 인문학 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이공계 전공 지식에 인문학적 소양까지 더해진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게 연세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인하대·금오공대 약진

중소기업 선호에서 유독 높은 평가를 받은 대학도 있다. 종합순위 22위인 금오공대는 중소기업 평가에선 15위에 올랐다. 종합 12위 인하대도 중소기업 평가에선 9위로 상위 10개 대학에 들었다. 현장 기술직 선호도 높았다. 인하대는 8위, 금오공대는 14위로 종합순위를 크게 웃돌았다.

두 대학 모두 이공계 분야 전통 강자로, 구미(금오공대) 인천(인하대) 등 중소기업이 밀집한 공단과 인접해 산학 협력이 활발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금오공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단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교육부의 최우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산업체 수요를 반영해 캡스톤 디자인 수업 등 교과과정을 현장 중심으로 개편하고 교수들이 중소기업 자문 및 취업 연계 등 활동을 펼친 덕분이다.

인하대는 창의적인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하대는 2015년 고용노동부 주관 장기현장실습제(IPP)형 일·학습병행제 운영 대학으로 선정됐다. 3~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공 교육과 연계한 산업현장 인턴 기회를 제공한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두 대학 출신들은 산업체 인턴 등 경험이 풍부하고 실무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KAIST·한양대, 4~5위 경쟁

종합순위 4위를 놓고 KAIST와 한양대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5위였던 KAIST는 올해 4위로 올라서며 한양대(작년 4위)와 자리를 맞바꿨다.

연구 중심 대학인 KAIST가 현장 기술직 선호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의외의 결과로 꼽힌다. 연구개발(R&D)·인사직에선 SKY가 1~3위를 차지했지만 현장 기술직에선 KAIST가 2위에 올랐다. 발전 가능성과 기술개발 역량 등 KAIST 고유의 강점이 현장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플랜트업계 관계자는 “기술 고도화 수준이 올라가면서 현장 엔지니어들에게 요구되는 전문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KAIST 출신이 현장에서 선호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유형별로는 학계에서 KAIST 포스텍 등 이공계 특화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교수들은 이들 대학 출신이 발전 가능성과 기술개발 역량, 전공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한 서울대 공대 교수는 “KAIST나 포스텍 졸업생들은 예비 연구자로서의 역량이 높은 편”이라며 “입학생 상당수가 과학고·영재고 출신으로 기초가 튼튼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했다.

한양대는 현장기술직(4위) 연구개발(5위) 인사직(5위)으로 4개 대학을 바짝 쫓았다. 한양대는 조직친화력(2위)과 채용 희망분야(4위)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기업이 원하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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