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부문 광고선호도 TOP3
① 아시아나항공
② 대한항공
③ 제주항공
찰나에 스쳐간다 싶을 정도로 짧은 TV 광고. 어떤 광고는 이미지 향상에 주력하고, 어떤 광고는 상품의 효력이나 기능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반면 일상 실용 제품은 “이런 기능이 있어요”라고 직접 호소한다. 화장품, 휴대폰, 카메라 등의 광고는 이 둘의 중간 지점에 놓여 있다.
우유와 영양제, 치약 같은 일상용품은 구입 시 함유 성분을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제품이 내 몸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를 아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나 비행기는 그 많은 부품이나 기능을 소비자가 다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간편한 차림으로 최신 비행기에 오르기만 하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모시겠다는 이미지 광고가 훨씬 설득력 있다.
자동차나 항공사 등의 고가 제품은 우아하게 춤을 청하며 황홀감을 전하는 이미지 광고를 중시한다.
비행기 여행에 대한 광고는 시공을 초월해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준다는 판타지 측면을 전하는 동시에 좁고 밀폐된 공간 안에서 장시간 견뎌야 한다는 현실적 불편을 다독여줘야 한다.
“소비자인 내가 그 많은 돈을 냈는데, 비용을 상쇄할 만한 기술력과 서비스는 다 갖추고 있지?”라고 묻는 깐깐한 소비자가 화면 건너편에 있다. 항공사 광고가 넓고 편안한 좌석과 친절하고 다양한 기내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겠다. ‘아시아나항공 350 윙(WING)’ 광고는 이런 요구를 다 만족시켜주겠다는 자신감을 표명한, ‘이미지 광고의 모범답안’ 같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운항을 시작한 A350 항공기의 모토는 ‘하늘에서도 일상의 즐거움, 지상의 편안함 그대로’다. 탑승객의 피로를 덜기 위해 풀(full) LED 조명을 사용하고 기내 압력 유지 기능을 갖췄다. 2~3분마다 공기를 순환시키는 시스템으로 장시간 비행에도 공기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소음은 4~8dB 낮춰 기내 환경이 동급 항공기에서 가장 조용하다.
승객의 비행 경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좌석 간 너비도 드나들기 편할 정도로 넓어졌다. 신소재를 사용한 가벼운 동체, 차세대 엔진, 독특한 날개 디자인으로 연료효율을 25% 높인 환경친화적 항공기이기도 하다.
항공기의 장점과 승객에 대한 배려를 전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350 윙’ 광고는 옥색 바다와 갈색 모래 해안,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상공, 들풀이 바람에 일렁이는 초록 벌판, 푸른 밤하늘과 총총한 별을 배경으로 택했다. 이 자연 속을 가르는 비행기 안 승객은 A350의 독특한 디자인인 날개 부분에만 비스듬히 등장한다. 어머니의 귓속말을 들으며 반달눈을 하고 환히 웃는 소녀, 편안한 표정으로 책을 읽는 젊은 남성, 미소를 머금고 휴식을 취하는 젊은 여성, 이불을 덮고 잠에 빠져든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
아시아나항공 광고임을 알리는 귀에 익은 허밍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그 위를 젊은 남성의 간결한 내레이션이 장식한다. “하늘에서도 지상의 편안함 그대로. 내일의 비행, 아시아나 350.” 색동 색상이 잘 어우러진 아시아나 항공기의 날개가 보이더니, 흰 구름과 푸른 하늘 위를 유연하게 나는 아시아나 350의 전체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여성들은 저음이지만 울림이 있는 남성 목소리에 호감을 많이 갖는단다. 내레이션 음색이 인상적이다. 비행기는 남성 명사일까, 여성 명사일까.
옥선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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