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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달 삼성본관 이전
상권 위축될 북창동 상인
끈질긴 요구로 보도 개통
[ 김은정 기자 ]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빌딩 앞에 새로 설치된 횡단보도(사진)가 화제다. 삼성그룹이 수년째 요구했지만 설치되지 않던 횡단보도가 한국은행의 임시 이전을 앞두고 설치돼서다.
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초 삼성본관에서 북창동 사이에 있는 큰길에 횡단보도가 들어섰다. 횡단보도 설치로 삼성본관에서 북창동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단축됐다는 게 서울지방경찰청의 설명이다. 삼성본관 인근에는 지하도나 육교가 없어 북창동으로 이동하려면 약 450m를 걸어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은 직원들의 편의를 이유로 수년째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특정 기업의 요구로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이견이 있어 설치가 지연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한은 본부가 삼성본관으로 임시 이전하는 것과 맞물려 횡단보도가 새로 설치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가 경제 비중이 20%에 달하는 삼성그룹에 비해 통화신용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의 입김이 더 세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북창동 소상공인들이 설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남대문로 한은 본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개 점심과 저녁 식사를 북창동에 밀집된 식당에서 해결했다. 그런데 노후화된 본점 리모델링 때문에 이달 말부터 삼성본관으로 옮겨 업무를 본다. 북창동 소상공인으로선 2400여 명의 ‘단골 고객’을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북창동의 한 식당 주인은 “횡단보도만 연결해도 한은 단골 고객 이탈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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