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 1219m 높이…다리 풀리고 심장이 '쫄깃'
캐나다 글래시어 스카이워크, 로키산맥 절경에 '안구 정화'
중국 충칭 톈쿵쉬안랑, 유리 보행로 80m 세계 최장
프랑스 샤모니 르파당르비드, 육면체 형태 통유리 '어질어질'
춘천·창원·서천…한국의 '하늘 다리' 도 있어요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 호수 위 걷고 있는 듯 신기하네
창원 저도 스카이워크, 연륙교 개조…LED 불빛 볼 만
서천 장항 스카이워크, 솔향기 맡으며 걷는 재미 '쏠쏠'
[ 이선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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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늘 동경의 대상이다. 허공을 가르는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바람과 상상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날개가 없으니 하늘을 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포기는 말자. 하늘을 날 수는 없을지언정 걸을 수 있는 기회는 많으니까. 까마득한 낭떠러지 아래에서 거칠게 흐르는 계곡 물살이 주는 아찔한 공포감이 어느새 희열과 쾌감으로 바뀌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뗄 때마다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짜릿함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각인된다는 것을. 하늘을 가로지르듯 아찔함과 짜릿함이 교차하는 그곳. 바로 스카이워크(Skywalk)다.
스카이워크의 원조 ‘미국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
스카이워크의 원조는 미국 애리조나주(州) 북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 있는 스카이워크다. 2007년 그랜드캐니언의 웨스트림(West Rim) 지역 인디언보호구역인 후알라파이(Hualapai) 부족 거주지역에 설치된 이 스카이워크는 광대한 대협곡의 웅장한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스카이워크가 들어서기 전까지 웨스트림 지역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90%가 넘는 방문객들이 교통이 편리하고 대협곡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은 그랜드캐니언 사우스림(남쪽) 지역으로 몰렸다. 하지만 스카이워크가 들어선 뒤 그랜드캐니언의 관광지도는 단숨에 바뀌었다. 대협곡의 장엄한 경치를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다른 눈높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가 그랜드캐니언 여행의 인기 코스로 자리잡으면서 한 해 수백만 명이 찾는 최고 명소가 됐다.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는 독수리 형상의 절벽 꼭대기인 이글포인트(Eagle Point)에 자리하고 있다. 절벽 끝에서 낭떠러지로 튀어 나와 있어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스카이워크의 높이는 무려 1219m에 달한다. 투명 유리 보행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깎아지른 절벽과 눈 앞에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은 지프나 헬기, 경비행기, 승마, 보트 투어 등 그랜드캐니언 투어 상품에선 결코 찾아 볼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길이 21m, 폭 3m의 말발굽(U자형) 형태의 스카이워크 난간과 바닥엔 454t의 철제 구조물과 38t의 투명 강화유리가 동원됐다. 한 번에 최대 120명까지 올라갈 수 있는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는 최대 풍속 160㎞의 강풍과 규모 8.0 이상의 강진에도 충분히 견딜 만큼 견고하다.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 방문은 패키지 투어 상품을 이용하면 된다. 스카이워크 관람, 식사, 후알라파이 부족과의 사진촬영 등을 포함한 레거시 골드 패키지 투어 상품이 1인당 82달러다.
아찔한 듯 상쾌하게 ‘캐나다 글래시어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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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크까지 가기 위해선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셔틀버스를 타야 하는데 차창 너머 펼쳐지는 로키산맥의 웅장함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선왑타(Sunwapta) 계곡에서 280m 높이에 설치된 글래시어 스카이워크는 거대한 로키산맥의 진짜 속살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폭포와 화석, 야생 동식물 등 시선이 닿는 곳곳이 모두 절경이고 명소다.
글래시어 스카이워크의 형태와 구조는 그랜드캐니언과 흡사하다. 절벽 꼭대기에서 앞으로 튀어 나와 허공에 떠 있는 말발굽 모양을 하고 있고, 보행로와 난간은 투명 강화유리가 감싸고 있다. 발 아래 선왑타 계곡 물줄기가 내려다보이는 스카이워크 보행로의 길이는 35m.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보다 6m 더 길다.
시간당 최대 이용 인원은 600명이다. 운영은 1년 중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만 한다. 운영기간 중에라도 기상 상황에 따라 출입이 제한되기도 한다. 대개 스카이워크는 안전을 이유로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을 제한하지만 이곳은 대여까지 해준다. 이용요금은 성인 기준 32캐나다달러. 디스커버리센터~스카이워크 왕복 셔틀버스와 스카이워크 입장료, 오디오 가이드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지구에서 가장 긴 ‘중국 충칭 톈쿵쉬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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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시 완성 멍환아오타오지 풍경구에 있는 톈쿵쉬안랑(天空廊)은 해발 1010m 절벽에 80m 길이로 설치된 스카이워크다. 앞으로 쭉 뻗은 A자형 스카이워크 오른편엔 사각형 모양의 미니 스카이워크가 하나 더 있다.
2015년 건립 당시 길이가 27m에 불과했던 이곳은 지난 4월 길이를 80m로 늘리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긴 유리 보행로를 지닌 아치형 스카이워크에 올랐다. 바람 길을 따라 흔들리는 스카이워크의 움직임이 아찔함을 더하지만 안전은 걱정 안해도 된다. 3중 강화유리가 쓰여 ㎡당 9t의 하중에도 끄떡없도록 지어졌다. 입장료 150위안.
스카이워크의 끝판왕은 중국 후난성 주자이거우(張家界)에 있다. 광대한 대협곡을 300m 높이에서 가로지르는 주자이거우 유리교는 폭 6m, 길이 430m에 이르는 현수교 형태의 스카이워크다. 이스라엘 출신 건축가 하임 도탄이 설계한 이 다리는 지난해 8월 개장했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2주 만에 폐쇄했다. 안전점검을 거쳐 한 달 뒤인 지난해 9월 재개통한 다리 바닥에는 두께 5㎝의 대형 강화유리 99장이 깔려 있다. 천길 낭떠러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데다 길기도 하지만 바닥 양 옆에서 유리를 지지해 주는 철제 프레임을 밟고 가면 어렵지 않게 건널 수 있다. 한 번에 800명까지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 138위안. 대협곡 입장료(118위안)는 별도다.
알프스 몽블랑의 짜릿한 감동 ‘샤모니 르파당르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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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으로 들어간다’는 뜻의 르파당르비드는 산등성이에서 1035m 높이에 육면체 형태로 튀어 나와 있다. 입구를 뺀 다섯 개 면이 1.2㎝ 두께의 통유리로 된 이곳은 스카이워크보다는 전망대에 가깝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 발을 들여 놓는 순간 등골을 타고 전해지는 오싹한 기분은 여느 스카이워크와 결코 다르지 않다. 에귀드미디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3800m가 넘는 고지대라 숨이 가빠지고 현기증이 나는 고산병 증상이 올 수 있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갖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가격은 60유로부터. 봄부터 가을 사이(5~11월)에 운영하는 멀티패스를 사면 르파당르비드를 포함해 몽블랑의 주요 관광지를 횟수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국내 대표 스카이워크 3選
국내 최장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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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국내에서 가장 긴 스카이워크다. 의암호 소양강 처녀상부터 호수 안 물고기 조형물 앞까지 총 길이 174m에 달하는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지난해 7월 개장했다. 개장 10개월째인 현재까지 81만829명이 다녀가 호반의 도시 춘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의암호 수면 7.5m 높이에 설치된 스카이워크는 얼핏 만만해 보이지만 결코 간단치 않다. 발 아래로 물길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투명유리 보행로를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하게 걸어보지만 발 끝으로 전해지는 오싹함을 떨치기 쉽지 않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물 위를 걸어 스카이워크 끝자락 데크광장에 다다르면 사방으로 드넓은 의암호가 품에 안긴다. 마치 호수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기분이 든다 하여 워터워크(Waterwalk)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달 중순 재정비도 마쳤다. 데크광장 면적은 종전보다 2배 이상 넓어졌고, 그늘용 파라솔 등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추가됐다. 데크광장 한편에 ‘너에게 잠기다’를 테마로 한 열쇠 걸이대도 있다. 주말엔 데크광장에서 아카펠라와 댄스, 밴드,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입장료 2000원.
연륙교의 착한 변신 ‘창원 저도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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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70m, 폭 3m의 이 다리는 1987년 저도연륙교라 불렸다. 주민들은 이 다리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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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 솔솔 ‘서천 장항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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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크를 지지하는 큰 기둥은 솔숲 사이사이를 지나 갯벌 위로 이어진다. 밀물이 들면 기둥이 물에 잠겨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지만 썰물 때엔 갯벌이 맨살을 드러낸다. 장항의 랜드마크인 장항제련소를 상징하듯 길이 50m의 바다하늘길 바닥은 투명 유리가 아니라 구멍이 뚫린 철망으로 돼 있다. 철망이 투명한 유리에 비해 공포감이 덜 할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촘촘한 틈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갯벌은 고소공포증이 없는 이들조차 아찔함을 느끼게 한다. 바닷바람에 스카이워크가 흔들리기도 하지만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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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