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동반랠리
5월 말 76조6000억달러…2년여 만에 최대치 경신
4차 산업혁명 기대 커져…애플·아마존 등 급등세
[ 김동욱 기자 ] 글로벌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2년여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로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세계거래소연맹(WEF)과 주요국 대표 지수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지난 5월 말 세계 시가총액은 76조6000억달러(약 8경5822조원)에 달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였던 2015년 5월 말 75조6000억달러를 웃돌았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산업에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IT 기업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10년 전인 2007년 5월에는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IT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3위) 한 곳뿐이었다. 올해 5월에는 애플,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이 시가총액 1위부터 5위를 차지했다. 모두 미국 기업이다.
올 들어 주가가 40% 넘게 뛴 중국 텐센트(9위)와 알리바바(10위)까지 포함하면 7개 IT 기업이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었다. 시가총액 1000억달러(약 112조700억원) 이상 78곳 중 13곳(16.7%)이 IT를 주력으로 삼는 기업이었다.
지난 10년간 애플의 시가총액은 7.6배, 아마존 16.8배, 텐센트는 42.5배 불어났다. 애플은 지난달 시가총액이 8000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알파벳, 아마존처럼 상장 이후 최대였다. 앞으로 1조달러 고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10년 전에는 엑슨모빌 같은 에너지 기업과 씨티뱅크 등 은행들이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을 독식했다. 이후 IoT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IT 기업이 각광받으면서 시장지형이 급변했다.
거래소별로는 미국 뉴욕거래소(NYSE·약 20조달러)와 나스닥(약 8조7000억달러), 일본 도쿄거래소(약 5조3000억달러), 중국 상하이거래소(약 4조8000억달러), 홍콩거래소(약 3조6000억달러), 선전거래소(약 3조3000억달러) 등의 순으로 시가총액이 컸다.
IT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페이스북은 설립 이후 70여 건에 이르는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 아마존은 스톡옵션을 활용해 인재를 끌어들여 종업원 수(34만명)가 10년 전에 비해 25배 늘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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