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김성태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일제히 자신들을 둘러싼 '철새' 비판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썩은 보수를 털어내고 정치의 균형을 바로잡겠다는 것이 내가 항변하고자 하는 진정성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김어준 '새타령' 반향이 거세다"며 "나는 썩어 문드러지고 비바람 몰아치는 둥지로 간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철새' 비판은 여전하다.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국면에서 새누리당을 깨고 나와 바른정당 창당을 기획했던 사람이 기대를 저버리고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데 대해 국민적인 실망이 원망과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며 "그 점에 있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반성과 더 깊은 자숙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나 자신도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썩은 고기를 쫓는 하이에나'라는 비난까지 다른 곳도 아닌 바른정당에서 나왔다는 점이 나를 더 아프게 한다"며 "더 많이 쳐주기 바란다. 나는 더 많이 깨지고 더 많이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두 가지만 말하고 싶다"며 "솔직해지자. 바른정당이 박근혜 탄핵을 주도하면서 사상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진정하는 데 역사적 소임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새로운 보수'라고 하는 추상적인 구호 이외에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는 새로운 역사적 과제가 과연 무엇인지, 그 한계를 허심탄회하게 토로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또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는 것 만큼이나 썩은 보수를 털어내고 기울어진 정치의 균형을 바로 잡는 것이 나는 지금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항변하고자 하는 나의 진정성은 그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새로운 보수가 공허한 독선으로 남지 않으려면, 비바람 몰아치는 투쟁의 현장에 다시 들어가 썩어 문드러진 제 살을 도려내는 처절한 싸움을 벌여 승리해야 할 것"이라며 "연꽃은 맑은 물에서 피지 않고 진흙 속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새로운 보수가 진정한 보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맑은 물이 아닌 흙탕물을 정화하는 연꽃으로 피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이제 그 싸움을 벌일 것이다. 다시 전선에 설 것이다. 그것이 내가 자임하는 김성태 정치의 소임이다. 그 진정성 하나만 받아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8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정당은 '최순실 폭탄'을 피하는 도피용·면피용 정당"이라며 "나는 썩고 문드러지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둥지로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거센 비난 여론을 마주했다.
앞서 장제원 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패한 100일에 대한 반성문'이란 제목의 글을 싣고 "제 자신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작한 100일간의 정치모험은 완벽하게 실패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보수의 파멸적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자책으로 죄인의 심정으로 자숙과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결기가 부족했다. 한 개인에 대한 실망으로 큰 대의를 놓쳐버린 저의 작음도 고백한다"며 유승민 전 대선후보에 대한 실망감을 빗대 표현했다.
장 의원은 이어 "거창하게 한국당을 개혁하겠다고 말하지 않고 지역구 의원으로서 성실하게 저의 공약들을 꼼꼼히 챙기며 구민들께 다가가서 소통하겠다"고 향후 거취를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1년 사이에 당적을 무소속에서 새누리당으로, 이어 바른정당에 갔다가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4번이나 바꿨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감사의 선봉장에서 일개 '철새 정치인'으로 전락한 이들 의원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