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다음 중 ‘꼬북칩’ 먹는 소리를 고르시오.”
지난 달 오리온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영상입니다. 객관식으로 출제된 듣기평가 형식의 이 문제에는 각각 다른 스낵을 씹는 소리를 4가지 버전으로 들려줍니다. 1번 와그작, 2번 바사삭, 3번 바사사사사삭, 4번 와작. 정답은 3번.
‘꼬북칩’은 오리온이 지난 3월 16일 내놓은 국내 최초의 네 겹 스낵입니다. 홑겹의 스낵 2~3개를 한번에 먹는 것같은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죠. 거북이 등껍질을 닮은 모양 때문에 이름을 꼬북칩으로 지었는데, 정작 소리 때문에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식감 뿐만 아니라 씹는 소리까지 고려한 과자는 여태까지 없었는데요.
오리온은 꼬북칩 개발을 위해 거의 10년 동안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개발 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생산이 불가능했습니다. 오리온은 2015년 2월 재개발에 돌입해 2년여 간의 노력 끝에 꼬북칩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리온은 이 과자를 개발하기 위해 전용 생산라인에서 2000회 가량 테스트를 했습니다. 반죽 상태에서 4개의 겹을 만들어 튀겼을 때도 네 겹이 각각 살아있어야 하고, 그 사이에 시즈닝을 골고루 묻혀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출시 초기 모델을 쓰거나 대대적인 광고를 하지 않고 단지 SNS를 통한 ‘공감각 마케팅’만 펼쳤는데도 이미 성적이 좋습니다. ‘콘스프맛’과 ‘스윗시나몬맛’ 두 가지 맛의 꼬북칩은 출시 한달 반 만에 22억 8300만원어치가 팔렸다고 합니다. 4월 한달에만 15억원어치를 팔았으니, 허니버터칩 이후 메가 히트 상품이 거의 없던 과자 업계에 단비같은 소식입니다. 과자 회사들은 신제품이 한달에 10억원어치만 팔려도 통상 베스트셀러 대열에 안착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꼬북칩은 이달부터는 본격적인 광고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광고 모델로는 가수 싸이가 선정됐습니다. 싸이가 직접 CM송을 작사, 작곡, 노래까지 했다고 합니다. “한겹 줄게, 네겹 다오”라는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가 재밌습니다. (끝) /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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