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환자 다시 급증…지난해 1만2422명
[ 임락근 기자 ] “지난번에 받은 레이저 시술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또 왔어요. 일본보다 가격은 저렴한데 효과는 더 좋은 것 같아요.”
일본의 황금연휴 기간인 ‘골든위크’가 한창이던 지난 6일 서울 명동의 한 피부과. 2년 전 한국에서 피부과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나가사와 에리카 씨의 얼굴에는 살구색 스티커가 여럿 붙어 있었다. 이번에는 레이저 시술과 함께 점을 뺐다고 했다.
국내 병원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다시 늘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늘어나던 일본인 환자는 2012년 정점을 기록한 뒤 엔화 가치 하락과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2년 전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2만6702명의 일본인이 한국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46.5%인 1만2422명이 피부과를 찾았다. 성형외과 환자 비중은 10.2%에 그쳤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미용 시술 행위에 부과되던 10% 부가세를 작년 4월부터 환급해주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일본인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일선 병의원에서는 일본인 환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이상준 강남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일본인 환자가 지난해 20~30%가량 늘었고 올해도 비슷한 추세로 늘고 있다”며 “일본어가 가능한 코디네이터를 3~4명 고용했다”고 말했다. 신촌유앤아이의원 관계자도 “일본인 환자 증가로 일본어 통역 인력을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인들이 피부과에 몰리는 이유는 의료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데다 시술비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국내 한 피부과를 찾은 가토 요시코 씨는 “한국은 시술비가 일본의 절반도 안 되지만 의료서비스 수준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일본 환자들은 재방문이 많다”며 “시술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일본인 환자들이 피부과를 주로 찾는 것과 달리 중국인 환자는 여전히 성형외과(20%)를 피부과(13.5%)보다 많이 찾았다. 미국과 러시아 환자들은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등 내과진료를 주로 받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일본인들이 미용 목적으로 국내 병원을 찾긴 하지만 몸에 칼을 대는 성형외과보다는 레이저 등으로 간단하게 시술할 수 있는 피부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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