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막걸리·한라봉…호텔 빙수 마케팅
[ 이수빈 기자 ] 빙수 그릇 뚜껑을 열자 흰색 김이 구름처럼 퍼져나온다.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는다.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다. 올해 콘래드 서울은 인스타그램 등 SNS 이용자를 겨냥해 드라이아이스 빙수를 출시했다. 빙수 그릇을 드라이아이스가 담긴 그릇에 담은 뒤 뚜껑을 닫아 서빙한다. 뚜껑을 열 때 드라이아이스 김이 나와 사진 찍기 좋은 장면이 연출된다. 호텔 관계자는 “사진과 동영상이 예쁘게 나오는 메뉴를 찾다가 드라이아이스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채택했다”며 “드라이아이스는 보기에도 좋고 빙수가 녹는 것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매년 여름철 호텔업계에서는 ‘빙수 전쟁’이 일어난다. 방문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시그니처 빙수를 내놓기 때문이다.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5월부터 빙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 호텔 빙수 중에는 애플망고 빙수가 가장 유명했다. 4만원이 넘는 가격인데도 호텔에서 이 빙수를 먹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신라호텔 빙수가 인기를 끌자 다른 호텔들도 애플망고 빙수를 팔았다. 호텔 관계자들은 올해는 더 이상 애플망고 빙수만으로는 화제를 끌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텔들은 작년보다 빙수 플레이팅(음식을 담아내는 모양새)을 화려하게 바꾸고,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이색 메뉴를 내놓으며 마케팅을 펴고 있다.
롯데호텔은 빙수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사내 공모전까지 열었다. 사내 빙수대회에서 우승한 ‘베리 마스카포네 빙수’를 올해 정식 메뉴로 출시했다. 마스카포네 치즈와 여러 종류 딸기가 어우러져 여성들이 좋아한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파크하얏트는 올해 중장년층 소비자를 겨냥해 막걸리 빙수를 새로 출시했다. 고급 막걸리인 우곡을 얼린 뒤 이를 갈아 빙수로 만든 것. 파크하얏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빙수인 허니빙수와 망고빙수, 팥빙수도 올해 다시 내놨다. 빙수 네 가지 중 두 가지를 선택해 ‘반반’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해비치호텔은 한라봉 빙수를 내놨다. 실타래 같은 우유얼음 위에 한라봉청을 더하고 그 위에 다시 우유얼음을 올린 뒤 한라봉 과육을 얹은 빙수다. 와인에 과일즙 등을 섞은 샹그리아로 만든 빙수도 있다.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은 딸기 망고 멜론 등 과일 위에 견과류를 올린 ‘올 프레시 샹그리아 빙수’와 블루베리 오디 등이 들어간 ‘베리 나이스 샹그리아 빙수’를 출시했다. 샹그리아 빙수는 레드 화이트 무알코올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혼자 오는 소비자를 위해 1인 빙수를 내놓은 호텔도 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1인용 테이크아웃 빙수를 출시했다. 호텔 빙수를 먹고 싶은데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워하던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제품이다. 양을 줄이고 가격을 1만원대로 낮춰 가성비를 높였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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