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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보호냐' vs '사생활 침해냐'…'유해물 차단앱' 인권위서 따져보겠다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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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사례수집 등 집단대응


[ 이현진 기자 ] “끔찍한 앱이 강제로 설치됐어요. 내가 어디 있는지, 뭘 검색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는지 부모님이 다 알아요. 이건 인권침해 아닌가요?”

부모에게 호응이 높은 ‘청소년 유해물 차단 앱’을 둘러싼 인권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해물 등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한다는 취지지만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청소년 보호라는 취지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충돌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됐다. 한 중학생은 유해물 차단 앱 피해 사례를 모은 뒤 다음주께 인권위에 진정을 넣겠다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막바지 의견 수렴 중이다. 그는 “설치 때 동의를 받는다고 돼 있지만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에겐 거부할 힘이 없다”며 “사실상 강제 가입이기 때문에 동의는 무효이고, 부모나 보호자라고 해도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청소년 유해물 차단 앱은 이동통신사에 따라 ‘T청소년안심팩’(사진) ‘올레자녀폰안심’ ‘U+자녀폰지킴이’ 등으로 서비스된다. 2015년 4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사 대리점은 청소년에게 스마트폰을 판매할 때 이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법적으로 강제된 기능은 음란물 차단에 그친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등의 부가기능을 통신사들이 추가로 제공하는 점이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예컨대 자녀 폰에 어떤 앱이 설치됐는지 확인하고, 특정 앱을 못 쓰도록 할 수 있다.

지정된 시간에만 폰을 사용하게 하거나, 자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들어 있다. 또 메시지에 욕설이 있거나 ‘가출’ 등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단어를 검색하면 부모에게 ‘알림’이 간다. 자녀가 앱을 삭제해도 15일 이내에 부모에게 통보된다. 이 때문에 앱을 삭제하지 않은 채 ‘무력화’시키는 방법도 나돈다. 인권위 관계자는 “진정이 들어오면 어떤 서비스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지는지 등을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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