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 2년 새 매출 절반으로
빕스, 패밀리레스토랑 1위…올반 등 한식 뷔페도 선전
[ 김서윤 기자 ]
1970~80년대생은 패밀리레스토랑에 관한 설레는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기념일이나 생일·소개팅 등 특별한 날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예약해야 했다. 주말에 찾으려 하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1990년대 최초로 한국에 상륙해 가족 나들이 겸 고급스러운 외식 장소의 필수 코스로 불리던 패밀리레스토랑은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1세대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은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급변하는 트렌드에 밀려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매장을 접는 등 쇠락기를 맞았다.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의 매장 수는 2016년 1월 말 기준 108개로 2014년보다 34.9% 줄었다.
1995년 국내에 론칭한 베니건스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마르쉐와 씨즐러는 2013년 국내 시장에서 나갔고, 토니로마스는 2014년 문을 닫았다. 중견 브랜드였던 칠리스와 코코스도 국내에서 간판을 내렸다.
1997년 국내에 론칭한 이후 한때 압도적 1위를 차지하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는 2016년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인수했다. 2010년 초 매각 평가액이 3000억원대에 달한 아웃백은 570억원에 인수됐다. 아웃백은 패밀리레스토랑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감각을 매장에 입히는 등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TGI프라이데이스(이하 TGIF)는 1992년 국내에 들어와 2009년 롯데리아에 매각됐다. TGIF는 2013년 매장 수가 52개까지 늘었다가 2년 새 34개로 줄었다. 2013년 3000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현재 절반 수준이다. 롯데리아는 TGIF의 기존 매장 수를 유지하는 한편 2014년 론칭한 브랜드 ‘빌라드샬롯’ 매장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빌라드샬롯은 유럽풍 ‘파인다이닝(최고급 레스토랑)’ 콘셉트다. 올해 롯데시티 호텔명동과 롯데 L7호텔에 입점해 총 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1세대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이 쇠퇴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정통성 고수를 꼽을 수 있다. 둘째, 다이어트와 웰빙 열풍으로 소비자가 기름진 고칼로리 음식에 등을 돌린 데 있다. 셋째, 각종 카드사와 통신사의 할인 혜택이 점차 줄며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층의 발길이 줄었다. 넷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강남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등 분위기 좋고 특색 있는 레스토랑과 맛집 등을 소개하는 문화가 확산되며 특별한 차별성이 없는 패밀리레스토랑이 하락세를 걷게 됐다.
1세대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이 쇠락한 반면 국내 토종 패밀리레스토랑은 선전하고 있다. 토종 패밀리레스토랑은 본사와 매장 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고 소비자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CJ푸드빌이 운영 중인 빕스는 매출 기준으로 패밀리레스토랑 부문 1위다. 1997년 3월 출범해 매장 수는 88개, 연매출은 약 5000억원이다. 빕스는 지난해 9월부터 수도권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월드 푸드 마켓’ 콘셉트를 도입한 매장을 선보였다.
이랜드가 운영 중인 애슐리는 2014년 152개이던 매장이 다소 줄어 135개로 집계되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영업 중이다. 애슐리 관계자에 따르면 올 들어 방문객이 작년 대비 2% 정도 늘었다. 매드포갈릭은 2001년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에 합류해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매장 42곳에서 나온 매출은 773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4.5%와 36.7% 늘었다. 매드포갈릭은 맛과 메뉴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을 두지 않고 전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한다.
토종 한식 패밀리레스토랑도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신세계푸드 ‘올반’은 2014년 10월 론칭해 현재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2015년 대비 35% 증가했다. CJ푸드빌 계절밥상은 2013년 론칭한 한식 패밀리레스토랑이다. 2014년 7개, 2015년 33개, 2016년 45개, 올해는 49개 매장을 운영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서윤 한경비즈니스 기자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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