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2000명 바른정당 가입
후원금 1억8000만원 몰려
황영철 탈당 번복하고 잔류
유승민 "정치는 세력 이전에 가치"
[ 김채연 기자 ]
소속 의원 집단 탈당 사태를 겪은 바른정당에 오히려 당원 가입과 후원금이 급증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완주 의지를 보이면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응원하는 심리를 뜻하는 ‘언더독(underdog)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후보는 부처님오신날인 3일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수(數)와 세력 이전에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개혁 보수를 한다는 게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길을 간다면 20명이든 12명이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끝까지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어제 TV토론에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전날 마지막 TV토론 말미에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았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소속 의원 12명이 지난 2일 탈당과 함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당원 가입과 후원금이 급증했다.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지난 1일까지 바른정당 온라인 당원 가입자는 130명이었으나 2~3일 이틀간 2000여명이 당원으로 가입했다. 이틀간 모인 후원금도 1억8000만원으로 평소의 20배에 달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이날 창당 10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렵고 힘들어도 바른정당에 남아 있는 의원과 원외위원장을 비롯한 당원 모두가 용기백배해 유 후보와 함께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반면 탈당파 의원들에겐 유권자들의 ‘문자 폭탄’이 쏟아지는 등 명분 없는 탈당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전날 탈당을 선언했던 황영철 의원은 이날 의사를 번복하고 당에 남기로 했다. 황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와 바른정당 창당 과정에서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준 국민들로부터 탈당 선언 후 커다란 비판과 실망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어떤 비난도 달게 받으면서 현실이 어렵더라도 개혁 보수의 가치와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이 잔류하면서 바른정당은 20석으로 간신히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정운천 의원 등의 추가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원내교섭단체 유지를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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