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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 '연초 흥행 효과' 사라진 공모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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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주 주가 침체로 청약 경쟁률 1000 대 1 넘는 'IPO 스타' 한 곳도 안나와
피씨엘·에스디생명공학 등 청약성적 저조·주가도 약세
올 '최대어' 넷마블게임즈도 침체된 시장 되살리기 '역부족'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30일 오후 3시55분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공모주시장 열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청약 경쟁률 1000 대 1을 뛰어넘는 ‘스타’ 종목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최근 수년간 흥행을 주도한 바이오의약품·제약 주가가 침체에 빠진 탓이다. 기업공개(IPO)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좋은 청약 성적을 내는 ‘연초 효과’도 사라졌다.

바이오주 청약 하위권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 1~4월 신규 상장사 14곳(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평균 454 대 1을 나타냈다. 2014년 같은 기간 890 대 1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내림세다. 2015년 1~4월엔 747 대 1, 지난해 같은 기간엔 583 대 1이었다.

종목별로 체외진단제품업체 피씨엘(2 대 1)과 마스크팩업체 에스디생명공학(2 대 1), 백신업체 유바이오로직스(10 대 1), 파스업체 신신제약(72 대 1) 등 과거 청약 경쟁률 상위권을 싹쓸이했던 제약·의료기기와 화장품업종이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낮은 청약 경쟁률은 대부분 상장 직후 주가 부진으로 이어졌다.

바이오업종 투자심리는 2015년 하반기 미국 바이오기술주 급락과 지난해 9월 한미약품의 일부 기술수출 계약 해지 충격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업종은 지난 4월 말까지 6개월 동안 6.58% 하락했다. 의료기기업종은 8.04% 떨어졌다. 모두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낙폭(1.86%)보다 컸다.

지난해 말 상장한 한 바이오의약품업체 관계자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다보니 투자심리가 기업가치 변동의 핵심 변수”라며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회사일지라도 분위기가 바뀌기 전까진 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모집 주식수의 1000배 넘는 일반투자자 수요를 모은 IPO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1~4월엔 안트로젠, 유니트론텍, 펜젠 세 종목이 1000 대 1을 뛰어넘으며 연초 공모주시장을 달구는 역할을 했다. 안트로젠과 펜젠은 바이오업체다.

디스플레이만 ‘선전’

올해 14개 신규 상장사 중 공모가격을 희망 수준보다 높게 확정한 곳은 에프엔에스테크와 와이엠티 두 곳이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업체, 와이엠티는 디스플레이 제조용 화학소재업체다.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시장의 ‘슈퍼 사이클’ 진입 기대 덕분에 전반적인 청약 부진 속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와이엠티는 올 들어 가장 높은 842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침체된 공모주시장 분위기는 오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올해 ‘최대어’ 넷마블게임즈도 바꿔놓지 못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인 2조6000억원 규모 주식 공모를 최근 마무리한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은 지난달 25~26일 받은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모집주식의 29배 수요를 모으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역대 공모 규모 1위 삼성생명(40.6 대 1)과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45.3 대 1)를 밑도는 수준이다.

공모금액으로 역대 10위권(2000년대 이후 기준) 종목 중 넷마블보다 청약 경쟁률이 낮았던 곳은 두산밥캣(0.3 대 1), 대한생명(23.7 대 1) 정도다. IPO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뛰어넘는 5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예상했다.

공모금액 1조1000억원 규모 ING생명보험도 실망스러운 청약 성적을 냈다. 지난달 28일까지 이틀간 받은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0.82 대 1로 집계됐다. IPO 청약 미달은 지난해 11월 상장한 두산밥캣(청약경쟁률 0.3 대 1) 이후 6개월 만이다. ING생명은 오는 11일 상장 예정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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