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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고전이라도 무턱대고 읽으면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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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을 거면 읽지 마라


[ 김희경 기자 ] 논어, 손자병법, 삼국지, 서유기….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다. 세상과 인생의 진리를 깨닫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들로 꼽힌다. 그런데 이를 ‘불필독서목(不必讀書目·읽을 필요가 없는 도서 목록이란 뜻)’에 올린 사람이 있다. 중국에서 인정받는 수필가이자 유명 칼럼니스트인 다오얼덩이다.

그의 주장은 파격적이면서도 신선하다. 요약하자면 “손자병법은 훌륭한 전쟁 교재다. 하지만 읽을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는 이미 남을 불행으로 몰아넣을 갖가지 지혜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불필독서목의 한국어판 《이렇게 읽을 거면 읽지 마라》는 고전을 대하는 잘못된 태도와 독서방법에 대해 지적하고, 본질을 꿰뚫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고전의 내용이나 생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시대착오적으로 고전을 이해하는 등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고는 “읽으려면 제대로 알고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자의 《노자》를 읽을 때 사람들은 흔히 큰 오류를 범한다. 게으름의 구실로 노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의 지혜에 대해 깊이있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나태함을 변호하는 데 노자의 논리를 이용하기만 한다는 얘기다.

고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찬양하는 태도도 버려야 한다. 왕충의 《논형》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고전으로만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권력자에게 아부하고 찬양하는 글도 다수 포함돼 있다. 저자는 “옛것이라고 해서 그대로 흡수하지 말고 지금 관점에 맞게 독자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읽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영문 옮김, 알마, 328쪽 1만5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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