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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심리 않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슬쩍 종결한 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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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개표기 논란' 18대 대선 당선 무효 소송 각하

'무효 주장' 영화 등 루머 자초
사회적 혼란만 초래 '지적'

법치 아닌 정치적 '눈치보기'
"여론 보며 시간 끌기" 비난도



[ 고윤상 기자 ] 유권자 6600여명이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대통령 선거가 무효라며 낸 소송이 4년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한모씨 등 유권자 6644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낸 18대 대통령선거 무효확인 소송에서 청구를 각하한다고 결정했다.

한씨 등이 2012년 12월19일 치러진 18대 대통령선거 결과를 놓고 무효 소송을 낸 것은 2013년 1월의 일이다.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것은 공직선거법에 어긋나므로 위법하다”는 주장이었다.

선거 무효 소송은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심리도 열지 않고 재판을 묶어두다 4년이 지나서야 슬그머니 각하를 결정했다. 각하는 법원이 청구인의 주장과 관련한 법적 쟁점을 아예 검토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더 이상 임기를 유지할 수 없게 돼 선거 무효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어 각하한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의 정치적인 고려가 지나쳐 사실관계와 법리를 다룰 기회를 놓치고 ‘각하’로 피해갔다는 시각이 나온다. 법치의 보루여야 할 ‘최고 사법기관’이 ‘정치’를 더 앞세웠다는 시선이다.

대법원의 이런 눈치보기는 사회 전반에 큰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 B급 인터넷신문의 대표가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더플랜’의 인기 행진이다.

지난 20일 개봉한 이 영화는 전자개표기가 해킹당해 부당한 개표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대선은 무효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이 늦어지는 사이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소위 ‘진보 진영’으로부터 만만찮은 호응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의 무소신이 정부 불신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매개가 된 셈이다.

여론과 정치권 눈치보기에 급급해 사회적 혼란을 방조하는 대법원의 행보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다. 한명숙 전 총리가 2010년 4월9일 뇌물죄로 불구속 기소돼 대법원 판결까지 5년4개월이 걸린 것도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당시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간 뒤 최종 판결에만 2년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법조 안팎에서는 1·2심에서 사실관계가 정해진 사안을 대법원이 2년 넘게 끄는 것은 해도 너무한 시간 끌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법원은 정치 관련 판결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그 해명조차 사법 불신을 강화할 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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