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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년전 화포’ 강화도서 발굴…실전 장소 출토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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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이후 조선군의 주요 화포인 '불랑기(佛狼機)'가 강화도 해안 방어진지에서 발굴됐다.

불랑기 화포는 현재까지 약 12문의 존재가 확인됐지만 대부분 출토지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번 화포는 처음으로 실전 배치 장소에서 발굴됐다는 점에서 학술적·역사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 건평 돈대(방어 진지)에서 돈대 보수작업을 하던 중 최근 불랑기 모포(母砲) 1문을 발굴했다고 24일 밝혔다.

발굴된 화포는 길이 1.05m, 구경 0.04m 규모로 168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포신에는 ‘1680년 2월 삼도수군통제사 전 동홀 등이 강도 돈대에서 사용할 불랑기 115문을 만들어 진상하니 무게는 100근이다’라는 내용의 한자가 새겨져 있다.

불랑기는 16세기 유럽에서 전해진 서양식 화포의 일종으로, 포문으로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전통 화포와 달리 현대식 화포처럼 포 뒤에서 장전하는 화포다. 보통 1개의 모포에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자포(子砲)가 세트를 이루면서 빠른 속도로 연사가 가능한 것이 불랑기의 특징이다.

인천시는 앞서 보물 861호로 지정된 불랑기 자포(1563년 제작)보다 제작 시기는 늦지만, 화포의 실전 사용처에서 출토된 점을 고려, 문화재청에 보물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화포가 발굴된 돈대(墩臺)는 병자호란 이후 유사시 왕실의 안전을 책임지는 강화도를 방어하기 위해 외적 침입과 움직임을 탐지하고 상륙을 저지할 목적으로 쌓은 조선 후기 대표적 군사 시설이다.1679년(숙종 5년) 강화도 해안 요충지에 48개 돈대를 쌓았고 이후 6개를 추가로 건설해 모두 54개의 돈대가 강화도 해안 사면을 둘러쌌다.

인천시는 돈대에서 소중한 유물이 새로 발견됨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강화 돈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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