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규모 두산엔진 회사채
은행 독식 시설대출 자본시장으로
[ 김진성 기자 ]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두산엔진이 공장 부지와 설비를 담보로 1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두산엔진은 국내 최초로 공모와 사모 두 가지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키로 해 무담보 공모채 위주였던 국내 회사채 시장의 자금 조달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과 시중은행의 전유물이던 시설대출이 자본시장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초대형 증권사들이 은행의 빈자리를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은 창원 공장의 토지와 설비 등 핵심 자산을 담보로 900억원은 공모, 400억원은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다. 발행금리는 공모와 사모 모두 연 4.6%로 결정됐다. 주관사는 KB증권이다. KB증권은 두산엔진이 투자자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4조1400억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미매각 잔액을 모두 인수하기로 약속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두산엔진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10개 등급 중 7번째인 ‘BBB+(부정적)’다.
두산엔진이 이례적으로 공모와 사모 회사채 발행을 동시에 추진한 건 회사채 시장 밖 금융회사들의 대체투자 수요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기관투자가들이 우량 기업의 무담보사채에만 투자해왔다. 그러다 보니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기에 규모가 작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은 핵심 영업자산을 산업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 운용자금을 충당해야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담보대출이나 사모사채에 관심을 갖는 대체투자 담당자들을 적극적으로 접촉한 결과 발행 전 사모사채 투자자를 모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두산엔진의 담보부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동안 산업은행 등으로부터의 담보대출에 의존해온 기업들이 큰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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