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예상보다 부진
세제개편 등 경기부양책 지연
트럼프 '약달러 선호'도 한몫
[ 이심기 기자 ] 골드만삭스가 달러를 버렸다. 달러가 더 이상 강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가장 유망한 거래로 제안했던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 중국 위안화에 대한 달러 매수 포지션을 철회했다. 미국의 경기상승이 둔화하면서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상승)의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당초 미국 경제의 독주를 예상했으나 미국 이외 지역 경제가 반등하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달러를 선호한다고 밝힌 데다 미 중앙은행(Fed)의 물가안정 의지, 즉 ‘매파 성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편과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경기부양책이 지연되면서 Fed의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도 위축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미국 경제가 급반등할 것으로 보고 강달러에 베팅했지만 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자 포지션을 바꾼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78% 급락한 99.51을 기록하며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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