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법정에서 자신은 '실세'가 아닌 '허세'였으며 측근들이 이권 사업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기소일인 17일 서울중앙지법 협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 재판에서 "미르는 전부 차은택 사람이고, K스포츠는 전부 고영태 사람이었다"면서 "그들이 계획을 잡아오면 내가 면밀히 검토할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최 씨는 미르재단이 프랑스 요리학교 '에꼴 페랑디'와 한식 사업을 하려 하지 않았느냐는 검찰 질문에 "차은택이 제안한 것"이라면서 "프랑스를 한 번인가 가본 적도 없고 문외한이라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사업 전반을 주무른 '사실상의 오너'는 차은택 씨라는 취지다.
미르재단의 설립 배경을 묻는 말에도 "이현정(고영태 지인)과 최철(전 문체부장관 보좌관)이 뒤에서 다 실세 노릇을 했다"면서 "저는 허세 노릇을 했다"고 강변했다.
최 씨는 "차은택이나 고영태나 똑같은 사람"이라며 "두 사람을 대통령 측근에 두지 않았다면 오늘날 같은 일이 없었을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최근 차 씨가 법정에서 '광화문에서 무릎을 꿇고 싶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진실을 얘기하고 꿇어야지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훈수'를 뒀다.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나온 최 씨는 이날 검찰의 피고인 신문을 받는 내내 "자꾸 엮으시려고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 "청와대 내부 문제까지 저한테 물어보면 안 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최모 검사는 유도신문을 잘하는 사람", "검찰 조사에서 황당하고 웃긴 게 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 증거가 있으면 얘기를 해봐라"라면서 적극적으로 검찰을 공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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