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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리스크'에 주춤한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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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달 4759억 순매도
공매도 대기자금 69조 사상최대



[ 윤정현 / 박종서 / 홍윤정 기자 ] 북한의 전쟁 도발 발언에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장중 코스피지수는 20포인트 넘게 빠졌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14일 13.73포인트(0.64%) 떨어진 2134.88에 장을 마쳤다. 약보합으로 출발했지만 “미국이 무모한 군사작전을 한다면 선제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이 전해진 오후 2시20분께 급락했다. 2130선이 뚫리며 2127.80까지 내려앉았다. 이어 외국인(순매도액 735억원)과 함께 ‘팔자’ 주문을 내던 기관이 순매수(218억원)로 돌아서면서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달 들어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2일 하루만 빼고 연일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이달 누적 순매도 규모는 4759억원에 이른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 규모도 급증세다. 공매도 대기 자금으로 통하는 주식 대차(대여) 잔액은 사상 최대치인 69조원(지난 13일 기준)까지 불어났다. 불과 3일 만에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공매도 거래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의 대응에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이 급박하게 움직이면서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북한 양측 지도자가 모두 예측하기 힘든 인물이라는 점에서 과거 북핵 리스크와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언급하면 미국은 주로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실제 군사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시장의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0.0원으로 전일보다 10원30전 올랐다.

관망세로 돌아선 부동자금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기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전날 133조315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MMF 자금은 지난달 8일 130조원을 넘긴 뒤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이달 4일부터 7거래일간 하루 평균 2조2000억원씩 늘었다.

윤정현/박종서/홍윤정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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