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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꼭대기 교회' 철거 후 하늘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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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교회 반발로 존치 철회
랜드마크에서 공원으로 탈바꿈



[ 조수영 기자 ] 서울 한남동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꼭대기 교회’ 한광교회 건물(사진)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남뉴타운 3구역 개발 과정에서 당초 교회 건물을 존치해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전면 철거 후 공원으로 재단장될 전망이다.

9일 서울시와 한남3구역 조합에 따르면 한광교회 건물을 철거하기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조합관계자는 “조합원 내 의견수렴을 거쳐 서울시 측과 협의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며 “새로 건물을 짓기보다는 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광교회는 한남동 구릉지형의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한남대교와 강변북로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꼭대기 교회’로도 불린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발표한 한남뉴타운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서 한광교회와 이슬람사원 건물을 그대로 존치한 채 개발하는 안을 확정했다. 교회 자체는 대토방식으로 자리를 옮기고 교회 건물을 개조해 지역 커뮤니티시설, 청년창업시설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재개발이 마무리된 뒤에도 한광교회 건물을 주민 교류의 장이자 랜드마크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조합은 그러나 교회 건물이 건축사적 가치가 높은 편이 아닌 데다 존치 시 토지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며 반발해왔다. 재개발이 마무리됐을 때 주변 경관과 교회 건물이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시 계획에 반발한 것은 교회도 마찬가지다. 예배를 위해 마련된 건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짤 때 종교 차원에서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부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종교적인 특성을 거스르면서까지 서울시가 존치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초 이 건물에 마련키로 했던 지역 커뮤니티 시설, 청년창업시설 등은 별도 건물을 짓거나 위치를 옮기는 방안을 서울시와 조합 측이 협의 중이다. 한광교회는 대토방식을 통해 한남역 인근으로 새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슬람사원은 원안대로 존치된다.

한남3구역은 이 같은 쟁점을 정리한 뒤 이달 서울시 재정비위원회에 재정비촉진계획변경안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최고 22층 높이로 5852가구를 짓는다. 7개 블록으로 나눠 각각 특화설계를 도입한다. 이 가운데 우사단로 인근 2블록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건축규제가 완화될 예정이다. 전체의 80%가 넘는 4898가구를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설계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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