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서부발전, 8조 수주
[ 좌동욱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신흥 자원 부국 모잠비크에서 수주한 70억달러(약 8조원) 규모 가스복합발전소 프로젝트는 성장성이 높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거둔 첫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들이 함께 자금을 모아 해외 발전시장을 개척한 모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잠비크 정부와 BKB컨소시엄이 지난 5일 맺은 양해각서(MOU)는 △수도 마푸투의 2600㎿급 발전소 △중부 항구도시 베이라의 500㎿급 발전소 △북부 항구도시 나칼라의 500㎿급 발전소 등 3개 지역 발전소를 건설·운영·양도(BOT)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잠비크 북부 해안에 매장된 가스를 항구 도시로 보낸 뒤 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대규모 복합시설이다. 예상 투자금이 총 70억달러에 달한다.
모잠비크 정부가 별도의 입찰 절차 없이 BKB컨소시엄 측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발전 단가가 낮은 가스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제안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컨소시엄 측 설명이다. 발전소 덩치를 키운 뒤 생산한 전력 일부를 인접 국가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에도 끌렸다는 후문이다. 모잠비크의 가스 매장량은 100Tcf(조세제곱피트·Trillion cubic feet)로 아프리카 국가 중 3위지만, 전력보급률은 20% 안팎에 그친다.
국내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력과 실적(트랙 레코드)도 호평을 받았다. BKB컨소시엄은 국내 3위 민간 발전사인 SK E&S와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그룹 계열 발전설비업체인 GE파워코리아, 중견 보일러 제조업체 BHI, 인프라 개발사업자(디벨로퍼) BKB 등으로 이뤄져 있다.
SK E&S는 가스를 이동시키고 저장하는 사업을 총괄한다. GE파워코리아와 BHI는 발전소에 필요한 가스 터빈과 보일러 등 발전 설비를 제공한다. 장병기 BHI 회장은 “지분을 직접 투자한 프로젝트에 제품을 납품하는 게 경쟁 입찰 방식보다 수익성이 훨씬 높다”고 귀띔했다.
BKB는 모잠비크 정부를 상대로 투자 협상을 하고 국내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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