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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저작권 독점…플랫폼 종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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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콘텐츠 독점권 주장 일변도…국내 창작자들 불만
영화·책 등 작품 만드는데 '원 소스 멀티 유즈' 가능성도 차단
배우·작가 계약 묶어두는 미국 시즌제 요구에 제작비도 '눈덩이'



[ 고재연 기자 ]
콘텐츠 업계 ‘큰손’으로 부상한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 메커니즘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한국 대표 감독, 작가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정착된 계약 관행을 허물어뜨리는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드라마·영화 제작 및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자본력에 이끌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 완벽하게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통 큰 투자

넷플릭스가 190개국으로 ‘서비스 영토’를 넓히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오리지널 콘텐츠’다. ‘하우스 오브 카드’(2013) 등 넷플릭스에 접속해야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빅히트를 치면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 올해 전 세계 영화, 드라마 콘텐츠 제작에만 60억달러(약 6조7992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5000만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역대 한국 영화 최고 투자액을 기록했다. 드라마 ‘시그널’로 신드롬을 일으킨 김은희 작가와 함께 제작하는 조선시대 배경 좀비드라마 ‘킹덤’에는 약 100억원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저작권은 넷플릭스에

문제는 계약 조건이 국내 창작자들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점이다. 먼저 창작자의 저작권 보호가 불가능하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모든 저작권을 넷플릭스가 한번에 가져가기 때문이다. 국내 드라마 업계는 방송물에 대한 저작권은 방송사가 가져가지만 극본 저작권은 작가가 갖는 구조다. 예를 들어 드라마 ‘시그널’을 해외에서 리메이크하거나 영화로 만들 때 김은희 작가가 계약 주체가 된다. 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극본에 대한 저작권까지 넷플릭스가 갖는다.

국내 한 제작사 관계자는 “‘모든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전 세계적으로 영구히 넷플릭스가 갖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극본에 대한 작가의 권리를 존중했던 기존 드라마 제작 관행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창작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영화 책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가능성도 원천 차단된다.

‘온리(only) 넷플릭스’ 전략의 폐쇄성도 한계로 지목된다. 오는 6월2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옥자’의 경우 국내 영화관에서 우선 개봉한 뒤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적으로 서비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제’ 요구에 제작비 뛰기도

미국식 드라마 제작 기준을 요구해 계약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경우도 있다. 첫 계약 단계에서부터 ‘시즌제’를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 시스템 특성상 주요 배우와 작가에 대한 계약을 묶어둘 경우 제작비가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와 계약을 협의 중인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층이 두터운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검증된 배우와 스타 작가들을 써야 흥행이 보증된다”며 “이런 이들을 시즌제를 위해 몇 년씩 계약으로 묶어두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요구치가 높은 점도 문제다. 넷플릭스에서 투자하는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을 제작하는 히든 시퀀스의 이재문 대표는 “촬영에서부터 후반 작업 전 과정에 걸쳐 4K UHD 고화질 영상으로 진행하는 등 완성도에 대한 기준이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북미 등 세계를 공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스템에 대한 이해 없이 수익만 보고 뛰어들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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