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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용의자 줄세워 놓고 범인 지목하는 '라인업'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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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지목 정확성 의외로 낮아
경찰, 내년부터 비디오기법 도입
걸음걸이·몸짓 등 영상 활용



[ 구은서 기자 ] “저 사람이 범인이에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목격자가 범인을 지목한다. 목격자를 볼 수 없도록 한 특수유리 너머에는 용의자 여러 명이 한 줄로 서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 같은 라인업(lineup)이 사라진다.

5일 경찰청 관계자는 “목격자 진술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비디오라인업’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라인업은 목격자의 지목으로 범인을 식별하는 수사 기법이다. 범죄 영화에 흔히 나오듯이 여러 명의 용의자, 들러리(용의자가 아닌 일반인)를 뒤섞어 줄세워놓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비디오라인업 시스템이 도입되면 목격자는 겉모습만 보는 게 아니라 용의자와 들러리의 행동이 녹화된 영상을 보고 범인을 지목한다. 영상에는 각 인물의 걸음걸이, 팔을 휘두르는 몸짓 등이 담길 예정이다. 구치소 수용기록부에 붙이는 사진인 ‘머그샷’을 영상으로 대체해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근거 규정으로 삼을 법안을 마련하고 비디오라인업 시스템을 운영·관리할 기구도 신설한다.

경찰은 비디오라인업을 통해 기존 라인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진술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2004년 “용의자 한 사람을 단독으로 목격자와 대질하는 것은 해당 인물이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무의식적 암시를 목격자에게 줄 수 있어 신빙성이 낮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다음해 경찰청은 라인업을 시행할 때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들러리를 함께 세우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들러리, 식별실 부족 등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범인과 나이대, 체격 등 인상착의가 비슷한 일반인이 아니라 의경 등 경찰관을 주로 들러리로 세우는 ‘임기응변’도 문제로 지적됐다. 비디오라인업이 도입되면 지방경찰청끼리 ‘비디오풀’을 만들어 들러리 영상을 공유할 수 있다.

사법 환경이 조서 위주에서 ‘증거주의’로 바뀌는 풍토도 영향을 미쳤다.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수사 과정에서부터 진술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법정에서의 오판을 막기 위해서는 진술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김상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연구에 따르면 1심에서 유죄 선고가 났다가 2심에 무죄로 뒤바뀐 540건(1995~2012년) 중 피해자·목격자가 범인을 잘못 지목한 사례는 112건(20.7%)에 달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디오라인업을 활발하게 활용 중이다. 영국 경찰은 2003년 도입한 뒤 한 해 8만건 이상의 비디오라인업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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