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경기회복·4차 산업 수혜주
철강·석유화학 등 경기민감주 '주목'
강남 고액 자산가들 안정적 투자 중시
물가 약간 웃도는 연 4~5% 수익 기대
[ 박종서 기자 ] “올해 투자전략의 핵심 열쇳말은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입니다. 두 가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손실 우려를 줄이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자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박경희 삼성증권 서울 삼성타운금융센터장(상무·사진)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와 물가를 ‘투자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타운금융센터는 프라이빗뱅커(PB), 세무전문위원, 부동산 전문가, 기업금융 담당자 등 90여명이 상주해 고액 자산가와 기업인들에게 투자 조언을 해주는 곳이다.
박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이유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면서 4차 산업의 성장 토대가 마련됐다”며 “삼성전자는 4차 산업의 최대 수혜자로서 입지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이 팽창하고 전 세계에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속속 들어서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한 덕을 톡톡히 봤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상당 부분 이런 호재를 반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상승 여력이 크다는 게 박 센터장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기업들의 몸값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이른바 경기 민감업종의 주가를 밀어올리고 로봇 빅데이터 등도 주목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강조한 것은 경기회복과 동반하는 인플레이션이다. 박 센터장은 “단순 수익률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을 따져야 한다”며 “저금리 시대가 끝나면서 이자 소득이 다소 늘어날 수 있겠지만 은행 예금 중심의 자산 관리는 추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자들의 투자 트렌드를 귀띔했다. 그는 “정기예금보다 2%포인트 높은 연 4~5% 정도의 수익을 기대하고 대형주와 가치주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는 자산가가 많다”고 전했다. 큰 욕심을 내지 않고 물가가 오르는 것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수익만 얻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많다는 얘기였다. 재산을 잃을 만한 요소를 철저히 차단하면서 경기회복의 열매를 맛보겠다는 전략이다.
박 센터장은 다소 방어적인 차원의 재테크 이유는 은퇴 후의 삶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삼성전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하게 됐다”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삼성전자처럼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을 동시에 헤지할 수 있는 주식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어떤 주식을 사야 하냐고 물으면 지금도 삼성전자라고 이야기한다”며 “중소형주보다 이런 주식을 들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고 해당 기업에 위기가 닥치게 될지도 사전에 알기 쉽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배경은 기본적으로 훌륭한 기업가치가 바탕이지만 자산가들이 꾸준히 주식을 사모으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노후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방 경직성이 강한 주식이 수급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센터장은 인터뷰 말미에 좋은 PB를 선택하는 노하우도 넌지시 알려줬다. 그는 “시장의 흐름을 외면하고 특정 업종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강조하는 분들이 있는데 고집이 있는 PB들의 조언을 듣다 보면 크게 이익이 나는 경우가 생기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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