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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방식 고수하는 일본 사케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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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철 생활경제부 기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도입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는 유명한 문장이 나온다. 여기에 나온 눈의 고장이 바로 ‘니가타현’이다. 깨끗한 물과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니가타에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수의 양조장이 있다. 니가타 남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묘코’에는 ‘타마노 히카리’ ‘아유마사무네’ ‘키미노 이’ 3개의 양조장이 있다.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케 시음회에 참석한 이케다 ‘타마노 히카리’ 사장은 “묘코시의 양조장들은 일본 전통방식을 고수해 사케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6대째 이어 내려온 가업, 양조

눈이 한 번 내리면 2m이상 쌓이는 니가타 묘코시에는 1847년에 시작해 140년 째 가업을 이어 술을 빚는 ‘아유마사무네’라는 양조장이 있다. 아유마사무네 양조장의 뒤쪽에 있는 묘코산에서는 하루 6t 이상의 샘물이 쏟아진다. 이 물을 사용해 술을 빚는다. 이이요시 도미히코 상무는 “술을 빚는 일은 자연과 함께 하는 일 ”이라며 “산에 나무를 심고 다 쓴 물을 정화하는 일 등 환경관리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유마사무네가 자랑하는 술 중에는 ‘골드라벨’이란 사케가 있다. 골드라벨은 식전에 마시는 단맛 나는 술이다. 이이요시 상무는 “아마 한국인들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술 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사케 ‘실버라벨’은 음식과 함께 먹기 좋은 술이다. 실버라벨은 주조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술이어서 약간 떫은맛이 난다. 아유마사무네 관계자는 “술은 오래 보관하면 숙성돼 떫은 맛이 사라진다”며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이 사케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실버라벨은 따뜻하게 데우면 부드러워 진다. 아유마사무네는 6대째 술을 빚고 있다. 이이요시 상무는 “150년 이상 된 가옥에서 실제 가족이 생활을 하며 술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175년 주조 방식 고수하는 ‘키미노 이’

175년 된 ‘키미노 이’ 주조장을 운영하는 다나카 사장은 현대방식에 비해 2배 이상 오래 걸리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다나카씨는 “많은 회사들이 사케를 빨리 만들기 위해 현대식 주조방식을 사용하지만 우리 주조장은 지금도 전통방식인 야마하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하이’ 방식은 큰 막대기로 누룩, 쌀, 물을 죽상태로 짓이기는 제조법이다. 현대식으로 주조하면 30일정도면 되지만 전통 제조법을 이용하면 60일 이상 걸리고,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다나카 사장은 “전통주조방식 덕분에 현대방식에서 나올 수 없는 산미와 감칠맛이 난다”며 “숙성을 오래하는 만큼 균이 풍부해져 맛도 함께 풍부해진다”고 설명했다.

일본 주조장은 대를 이어 술을 빚고 있다. ‘타마노 히카리’의 이케다 테초 사장은 2년 전에 아들 켄이치로를 후계자로 삼았다. 타마노 히카리에서 나온 사케 ’K시리즈‘는 아들 켄이치로의 첫 작품이다. 여기서 만드는 탁주는 누룩의 수분을 원심력을 이용해 짜내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탁주(니고리 사케)의 누룩 입자는 3시간 동안 가라안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다. 일본 사케는 단맛이 대부분이지만 타마노 히카리 주조장의 탁주는 드라이한 맛이 특징이다. 술을 뜨고 남은 찌꺼기는 생선이나 고기를 재워놓을 때 사용한다. 술 찌꺼기는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 이케다 사장은 “아버지가 94세이고 어머니는 93세다”며 “장수비결이 바로 이 사케에 있다”고 말했다. (끝) /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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