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많은 도시와 기업이 적은 도시의 차이는 매우 크다. 역시 기업이 많은 지역일수록 분위기가 활기차고 밝다. 기업과 산업이 많으면 일자리가 넘치고 소득기회가 많고 소비와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경제가 좋아지면 문화·예술·취미 활동도 더욱 활발해진다. 도시에 문명이 꽃피우는 것이다. 반면 기업이 아예 없거나 기업이 떠난 지역은 어둡고 을씨년스럽다. 기업과 일자리가 없는 곳에선 사람들이 떠나간다. 도시에는 빈 사무실과 빈집, 빈 가게가 넘쳐난다. 미국 ‘러스트 벨트(Rust Belt)’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어느 쪽을 택하는 것이 나은지는 더 설명할 것도 없다. 우리가 잘사는 도시를 만들려면 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을 많이 오게 한 지역이 잘산다’는 말은 언제나 진실이다. 국내외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하게 기업 유치전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낙후된 도시를 살릴 때도, 더 잘 사는 도시를 만들 때도 기업 유치가 성패를 가른다.
크고 좋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삼성, 현대, LG, SK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GE, 도요타, 소프트뱅크 같은 거대 기업 중 하나라도 유치하는 지자체는 미래가 밝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을 맨입으로 끌어올 수는 없다. 유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지자체들이 내놓는 ‘당근’도 파격적이다. 세금 면제, 땅 장기무상임대, 도로건설 제공, 원스톱 행정지원, 규제 해제와 같은 수많은 지원책이 나온다. 국가 간 기업 유치 경쟁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영국, 싱가포르, 아일랜드, 호주, 멕시코, 인도, 베트남, 중국, 체코, 칠레 등 거의 모든 나라가 기업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잘사는 도시를 만드는 비결, ‘기업 유치’의 내면을 4~5면에서 더 들여다보자.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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