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창업 50주년 기념행사
"대우가족에 보답 못해 미안"
감회 젖은 목소리로 기념사
"도전하는 청년에 많은 성원을"
옛 대우맨들과 다큐 영상 관람
[ 장창민 / 박재원 기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81)이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22일 열린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다.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주최한 이날 행사엔 김 전 회장을 비롯해 500여명의 옛 대우 임직원이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은 행사 전 옛 임직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김 전 회장은 백발이었지만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귀에는 보청기를 끼고 있었다. 그는 헤드테이블에 함께 앉은 이경훈 전 (주)대우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윤영석 전 그룹총괄 회장 등과 손을 맞잡으며 담소를 나눴다.
김 전 회장은 감회에 젖은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창업 50주년 기념사를 읽었다. 그는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세계경영의 과업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우리가 품었던 꿈과 열정, 우리가 실천한 노력,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은 반드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는 가장 먼저 세계로 나갔고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록을 만들어냈다”며 “우리 역사상 단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해외 진출을 처음으로 우리가 이뤄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대우를 떠나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헤어진 게 아직도 가슴에 사무친다”며 “나를 믿고 뜻을 모아 세계를 무대로 함께 뛰어준 대우가족 노고에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의 명예를 지키고 사라져가는 도전의식과 해외시장을 향한 개척 의지를 다시 일깨우려는 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사업(GYBM)에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행사장에선 1998년 당시 대우그룹을 소개할 때 쓰인 멀티슬라이드가 복원돼 상영됐다. 글로벌 시장을 누비던 대우의 세계경영이 소개됐다. 대우 임직원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내 아버지의 연대기’ 예고편도 상영됐다.
김 전 회장이 2011년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머물며 힘을 쏟고 있는 GYBM 프로그램 현황 및 경과 보고도 이어졌다. 그는 매년 원하는 한국 청년들을 선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에서 어학 및 직무·창업 교육 등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에서 20년 안에 졸업생 20만명을 배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행사 도중 김 전 회장이 세계 현장을 뛰며 남긴 ‘어록(語錄)’ 헌정식도 열렸다. 김 전 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GYBM 프로그램을 소개한 책 《한 번도 가지 않은 길로 가라》(한국경제신문)도 최근 출간됐다.
장창민/박재원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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