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또 청년일자리 대책을 내놨다.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한 ‘청년고용대책 점검 및 보완방안’은 이 정부에서만 열 번째 청년실업 대책이다. 2015년 청년 실업률이 급등하자 정부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이라는 백화점식 해법을 내놨다. 하지만 재작년 공식 청년실업률은 9.2%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도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방안’을 발표했지만 청년실업률은 9.8%로 최고치를 경신해버렸다.
구조화되는 청년 고실업에 맞서려는 정부의 노력은 눈물겹다. 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의 임시변통이고, 구두 위로 가려운 발을 긁는 격이다. 핵심과 본질에서 멀어져 있다. 가령 이번 대책 중 한 가지인 ‘고교 졸업 후 창업전선에 뛰어든 청년에 대한 입대연기 조건 완화’가 과연 얼마만큼 실효를 낼 것인가. 졸업을 미룬 채 취업준비를 더 하도록 해준다는 ‘대학 5학년, 6학년의 등록금 부담 경감책’도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지 않는 한 큰 의미가 없다. 통계상 실업자 수나 줄이는 정도가 될 것이다. ‘청년 미취업자 고용 공공기관에 경영평가 배점 더 주기’ 또한 그간의 공기업 경영혁신 노력과는 어긋난다. 일자리 만들기가 아니라 나누기의 연장책이다.
인식의 전환, 접근 방식에서 일대변혁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하고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유지되는 근본 경로를 봐야 한다. 투자가 활성화되고 기업가정신이 한껏 고취될 때 일자리도 따라 생긴다는 단순하고 엄연한 사실 말이다. 공공부문 위주의 기존 일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기업과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야 함은 물론이다. 일자리 대책은 이 철칙에서 시작돼야 한다. 청년실업 대책으로도 최상이다.
물론 정부로서는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국회는 서비스산업 육성 관련법 등 정작 일자리 창출에 도움되는 법안은 방치한 채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일련의 ‘경제민주화법’ 제정에만 열심이다. 공공부문에서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문재인 공약’을 비롯해 대선주자들은 일자리 정책에서도 장밋빛 포퓰리즘 일색이다. 선거철 정치권의 이런 해악들을 돌파해내는 게 더 다급한 일자리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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