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받은 광산개발권 못 얻어
현지 주민도 "환경훼손" 반대
[ 안대규 기자 ] 포스코가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 제철소 설립을 추진한 지 12년 만에 일부 부지를 인도 정부에 반환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로부터 광산개발권을 얻지 못한 데다 현지 주민들이 환경 훼손을 이유로 제철소 설립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포스코의 ‘인도 일관제철소 설립의 꿈’도 멀어지는 모양새다.
19일 외신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인도법인은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제철소 부지를 오디샤주가 원하면 돌려줄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오디샤주 정부에 보냈다. 데비 프라사드 미슈라 오디샤주 산업부 장관도 인도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토지세와 삼림 전용 비용 등 8억2000만루피(약 142억원)를 지급하라고 요청하자 포스코가 반납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설립에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부지만 반환하겠다는 것이지 제철소 설립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05년 오디샤주에 120억달러(약 13조5700억원)를 투입해 인도에서 조달한 철광석으로 열연강판을 만드는 일관 제철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 6월 오디샤주 정부와 제철소 부지, 철광석 채굴권, 전용항만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약속했던 철광석 광산개발권을 주지 않고 현지 주민들의 반대도 심해지면서 착공이 미뤄져왔다. 당초 약 1700만㎡ 규모로 조성하려던 제철소 부지는 1093만㎡로 줄었다. 지금까지 포스코가 오디샤주 정부로부터 인수한 부지는 223만㎡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에선 포스코가 오디샤 제철소 건립이 무산되더라도 중국 다음으로 커지고 있는 인도 시장 내 입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는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180만t규모의 냉연강판 공장과 45만t 규모의 자동차·가전용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 30만t 규모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두고 있다. 푸네 델리 첸나이 구자라트 등 4개 지역에서는 철강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강판 생산법인 포스코마하라슈트라는 2015년 98만t이던 판매량을 지난해 120만t으로 확대하고 2014년 240억원 적자이던 것을 2016년 360억원 흑자로 전환시켰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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