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영국 소설가 호러스 월폴(1717~1797)이 페르시아의 우화 ‘세렌디프의 세 왕자들’을 근거로 만든 단어다. ‘우연한 행운’ 또는 ‘뜻밖의 발견’을 의미한다.
우연한 행운이 과학기술로 이어져 인류의 삶에 기여한 예는 무수히 많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한 푸른곰팡이에서 탄생한 페니실린,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우연히 발견된 부작용으로 인해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비아그라,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탈모 치료제로 더 인기를 끌고 있는 미녹시딜 등이 그것이다. 이런 우연한 행운은 기업의 성공적인 창업과 경영으로도 이어졌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도 자신의 창업을 통한 성공을 세렌디피티와 연결짓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서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이스라엘, 중국, 핀란드 등과 같이 창업 생태계를 통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공과 그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청년 창업은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
왜 우리나라 청년들은 창업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일까. 실패의 두려움과 실패 후 재기의 어려움 때문은 아닐까. 그럼 이런 두려움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의 답을 찾는 데에는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기획재정부의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시작으로 이와 연계된 미래창조과학부의 ‘서비스 연구개발(R&D) 중장기 추진전략 및 투자계획’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더해 청년 창업가 발굴과 이들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및 재기의 어려움 등을 보듬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을 창업 생태계에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활발한 창업이 이뤄질 것이다.
청년 창업가들이 ‘성공’이란 ‘세렌디피티’를 만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바탕에서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이뤄내도록 ‘냉철한 지성, 따뜻한 가슴’을 가진 정책 하모니를 꿈꿔 본다.
김동현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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