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동
국채·MBS 재투자 중단
매각시점은 경기상황에 달려
[ 워싱턴=박수진 기자 ]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 중앙은행(Fed)이 보유자산 매각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보유자산 매각은 금융위기 이후 시행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최종 단계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 Fed가 보유 중인 만기도래 채권과 모기지증권(MBS·주택저당증권)의 재투자 정책을 바꾸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Fed의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는 게 원칙”이라며 “앞으로 발표할 만한 내용이 나오면 곧바로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과 병행해 보유자산 매각에 나설 수 있음을 예고한 대목이다.
Fed는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중 국채와 MBS 등을 대규모 매입하며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보유자산이 1조달러에서 4조5000억달러로 불어났다.
Fed는 2011년 6월 출구전략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만기 도래 자산의 재투자 중단부터 시작하기로 했으나 시장에 미칠 충격을 우려해 포기했다. 이들 자산을 시장에 대량 매각하면 관련 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격은 떨어진다.
Fed는 이에 따라 통화정책 정상화 순서를 자산 추가매입 중단→금리인상 착수→만기도래 자산 재투자 중단→만기 미(未)도래 자산 매각 순으로 고쳐잡았다. 패트릭 하커 팔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연 1% 수준으로 높아지면 그때부터 Fed의 자산축소 방안이 통화정책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보유자산 재투자 중단 시점과 관련해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 되면 조치에 나선다는 등의 정량적 기준은 없다”며 “우선 미 경제에 대한 확신과 리스크 회복력 등 정성적 기준이 만들어지는 게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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