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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만 왕따된 사우디의 아시아 중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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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몰디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6개국을 한 달여에 걸쳐 순방 중이다. 각료와 왕족 등 1000명이 넘는 매머드급 사절단이 그의 순방을 수행해 화제를 낳고 있다. 살만 국왕은 특히 그제 일본 방문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을 하고 일본 기업을 위한 경제특구를 사우디에 조성하며 중동 6개국이 참여하는 걸프협력회의와 일본 간 FTA 협상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IPO로 통하는 사우디 정유사 아람코의 일본 증시 상장을 아베 총리가 요청한 데 대해 살만 국왕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모양이다. 이것이 성사되면 일본으로선 엄청난 선물을 받는 셈이다. 살만 국왕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정유시설 건설에 거액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이면서도 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다. 셰일가스 대두와 자동차 경량화 등으로 세계는 이미 저유가 환경에 접어들었다. 석유의 수요피크론마저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분위기는 사우디 앞날을 갈수록 어둡게 하고 있다. 사우디 재정은 3년째 적자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2015년 즉위한 살만 국왕은 무엇보다 ‘탈(脫)석유의존’을 국가 경영의 목표로 삼고 경제 사회 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인구의 절반인 20대 이하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석유에 찌든 경제에서 형성된 교육과 복지 제도를 바꾸고 산업 구조를 개편한다는 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근로자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이고 실업률은 10%를 넘는다. 당장 국가 성장을 일으킬 파트너가 필요하다. 살만 국왕의 아시아 방문에는 이런 고뇌가 깔려 있다.

한국은 세계 4위의 사우디 석유 수입국이다. 양국은 2015년 중소형 원자로 사업 등 일부 협력은 있었지만 다른 산업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추가 교류나 협력은 없다. 걸프협력회의와 FTA도 8년째 답보 상태다. 원유의 수입관세 철폐 문제가 걸림돌이다. 더구나 한국 정치는 지금 탄핵 사태로 국제협력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다. 아람코의 도쿄증시 상장 추진은 아베 외교의 힘이다. 한국만 왕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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