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비빔면·볶음너구리 등 올해 이른 무더위 예고에 신제품 1~2개월 빨리 출시
라면시장 경쟁 갈수록 치열 "시장 선점 못하면 잊혀져"
[ 김보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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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가 때 이른 ‘국물 없는 라면’ 전쟁에 들어갔다. 스테디셀러 제품을 국물 없는 라면으로 바꿔 내놓기도 하고, 기존 제품의 양을 늘려 한정 판매를 시작한 회사도 있다. 비빔면, 볶음면, 짜장 라면 등의 성수기는 여름철이다. 보통 4~5월에 신제품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2~3월로 당겨졌다. 일찌감치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은 2012년 3139억원에서 지난해 5009억원으로 성장했다.
◆1~2개월 빨라진 신제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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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라면 시장의 강자인 팔도는 양을 20% 늘린 ‘팔도비빔면1.2’를 지난달 내놨다. 1000만개만 한정 판매하는 제품이다. 팔도는 작년에도 팔도비빔면 누적 판매량 10억개 돌파를 기념해 이 제품을 내놓았다. 당시 50일 만에 1000만개가 다 팔려 재출시하기도 했다. 김기홍 팔도 마케팅팀장은 “국물 없는 라면은 소비자들이 양이 적다고 느끼기 때문에 양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정판 판매를 포함해 올해 팔도비빔면 1억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빔면이냐, 볶음면이냐
라면업계 1위 농심은 ‘볶음 너구리’를 앞세워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너구리는 농심이 1982년 첫선을 보인 스테디셀러. 이 제품을 중화풍 기름과 해물볶음스프에 볶아 만드는 볶음 라면으로 변형했다. 농심은 그동안 짜파게티, 짜왕 등 짜장라면 계열과 찰비빔면만 판매했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를 짜파게티와 함께 비빈 ‘짜파구리’, 신라면과 너구리가 만난 ‘신구리’ 등 소비자들이 마음대로 변형해 조리한 라면이 꾸준한 인기를 끈 것이 제품 개발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농심은 찰비빔면, 드레싱누들 등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내놓는 것과 함께 날씨도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굴 변수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봄이 한 달 정도로 짧아진 대신 무더위가 일찍 찾아올 거라는 예고가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지난해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라면업계를 자극했다. 불닭볶음면이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유행하면서 지난해 삼양식품의 라면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세 배 늘었다. 삼양은 지난해 한정판으로 내놓은 ‘쿨불닭비빔면’을 지난달 정식 출시했다. 불닭볶음면의 브랜드 인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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