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윤 리더스컴 대표)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유행하는 트렌드가 욜로(YOLO)라고 합니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다’ 라는 뜻을 지니고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며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데요. 불행한 개미보다 행복한 베짱이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두고 ‘욜로족’이라 부르기도 한다는데요.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적금을 붓는 대신 몇 달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가고, 월셋집에 살지만 고급 가구나 소품 등을 갖추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더라도 비싼 수제 맥주나 디저트를 먹는 것 등이 욜로 라이프입니다.
그러나 이 것은 사실 3포세대의 현실을 반증하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불안정한 취업, 평생 일해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집값,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용의 지출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들이 붙투명한 미래보다 지금 즐기자는 행동양식이니까요.
최근 제주에서 자수성가한 절친한 '여걸' 동생이 있습니다. 그녀는 서울에서 꽤 알아주는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던 대표였습니다. 그런데 그녀도 얼마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사업이란 불특정한 변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모든 게 무너져 내린 현실 앞에서 그녀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제주행. 하지만 제주의 삶이 그리 호락호락했겠습니까?
금전적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정착하는 데 치러야 하는 숱한 시행착오들... 그래도 그런 어려움을 견디고 버티며 6년을 고생한 끝에 함덕에 자신이 꿈에 그리던 멋진 건물을 짓고, 자기가 좋아하는 책방을 오픈하여 인생역전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축하하기 위해 그녀와 술 한잔을 기울이는 데, 오늘은 축하받는 자리니 허세 한번 떨어보겠다며 이런 말을 하더군요.
“행복이 뭔지 알아요?”라고 묻더군요. 그리곤 “행복은 보장된 미래랍니다!”라고 하며 저에게 꼭 외우라고 하며 말을 이어갑니다.
“정말 힘들 때는 담배 한 개비 살 돈도 없어서 절절매고, 기름값이 없어서 보일러를 틀지 못하고 냉방에서 추운겨울을 나는데 ...정말 이가 갈리더라구!”
그런데 조금 숨통이 트이고 살만한 뒤 어느 더운 여름날, 냉장고 문을 떡하니 열었는데 그 안에 한가득 맥주가 차있는 것을 보니까 정말 너무 행복하더랍니다. 그래서 그때 사람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조금이라도 보장된 미래가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고 말하더군요.
힘들게 일구어왔지만 지금 그녀와 닮은 빨간 벽돌의 예쁜 건물과 책방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살아갈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가... 또 보장된 듯한 자신의 미래가 행복하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녀를 축하해주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3포 세대'나 '욜로'나 자조섞인 현실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정말 당신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되묻는다면 아마도 다들 ‘준비된 미래’가 행복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행복이란 크건 작건 조금이라도 안정된 삶에 기반을 두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3포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이해되고, 욜로족이 생겨나는 것에 대한 부분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코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조금씩 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불행은 커지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업가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가족의 미래, 또 직원들의 미래를 보장해 줘야 행복하고 다들 신명나게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누구나 다 아는 것일 터이지만 다시한번 열심히 해야겠다는 초심을 떠올리게 됩니다.
"준비된 미래가 바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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