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종영 기념 인터뷰
이렇게 전국민적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 했다. 배우 현우(32)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월계수'라는 큰 선물에 감사를 표했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 월계수)은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극 중 순박하고 올바른 청년 강태양으로 열연한 현우는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좋은 선배님들과 사계절을 함께해 영광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은 작품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월계수'에서 가장 큰 화제성을 일으킨 커플은 단연 현우-이세영이다. 강태양, 민효원으로 알콩달콩한 호흡을 선보인 이들은 주인공보다도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걸그룹 러블리즈의 노래 '아츄'가 배경음악으로 깔려 '아츄 커플'이라는 애칭도 붙었다.
현우는 "우리 커플은 한 주의 마무리를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이었다"며 "무겁고 답답한 이야기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구간이라 더 사랑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인기를 입증하듯 방송 분량이 확연히 늘어났고, 2016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도 수상했다. 이 모든 것은 두 사람의 환상적인 호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현우와 이세영이 받은 대본에는 감정이나 동작 포인트가 자세히 쓰여있지 않았다. '안아준다', '뽀뽀한다'라고만 적혀있을 뿐, 구체적인 표현은 배우들의 몫이었다.
현우는 "뽀뽀를 하는 신에서 내가 천천히 다가가면 이세영은 얼굴을 내민다. 합이 정말 잘 맞았다"며 "프러포즈 신에서도 걸어가면서 둘이 계속 뽀뽀를 하는데 실은 대본에 없던 장면이다"라고 털어놨다. 혹여 오해를 살까봐 "모두 사전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못박아 웃음을 자아냈다.
'월계수'는 이동건-조윤희, 차인표-라미란 등 매력적인 커플이 유독 많은 드라마였다. 그럼에도 현우는 그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은 욕심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젊은 피, 막내 커플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다. 그게 시청자들에게 실제 연인처럼 보였고,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응원까지 나왔다. 서로가 노력한 결과다"라고 밝혔다.
이어 "태양, 효원의 성격은 우리의 실제 성격과 반대다. 이세영과 다시 연기하게 된다면 서로 역할을 바꿔보고 싶다"며 "다른 느낌으로 또 다른 케미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현우는 '파스타'의 이지훈, '뿌리깊은 나무'의 성삼문, '대박'의 경종 등 수많은 작품에서 인상 깊은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모두 현우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세심한 연구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각 캐릭터가 다르게 보이도록 풀어냈다.
"얼굴은 그대로인데 캐릭터와 상황이 다르다 보니 같은 사람인 것을 잘 모른다. 나는 그게 만족스럽다. 이제는 사람들이 인생작이라고 말하는 작품 속의 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 사진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