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기밀 폭로
[ 김동욱 기자 ] 삼성전자의 스마트TV와 애플의 아이폰 등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해킹 도구로 활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CBS뉴스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CIA 문서를 인용, “CIA가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업 제품과 플랫폼을 활용해 전방위적으로 해킹했다”며 “CIA가 영국 국내정보부(MI5)와 공동으로 악성코드를 삼성전자 스마트TV에 심은 뒤 TV에 내장된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8761건의 CIA 문서와 파일을 ‘볼트7’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서와 미국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CIA는 2014년 MI5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보이는 TV 악성코드 ‘우는 천사(Weeping Angel)’를 해킹에 활용했다. 이 악성코드는 TV에서 음성을 포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TV가 꺼진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음성정보를 CIA 서버로 전달했다.
CIA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시스템에도 침입해 해킹 대상자의 개인용컴퓨터(PC)와 콤팩트디스크(CD),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휴대폰 사용자 위치와 오디오, 문자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해킹 작업도 했다. 해킹 프로그램이 스마트폰에 심어지면 와츠앱이나 텔레그램, 시그널 등 메신저 서비스의 메시지도 암호화가 이뤄지기 전에 해킹될 수 있다. 자동차와 트럭 등의 차량제어 시스템에 침투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자료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CIA와 백악관은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CIA의 감시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고급기술이 폭로에 포함돼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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