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더 똑바로…PGA투어는 '컴퓨터 장타'가 대세
300야드 날리는 안병훈, 드라이버 정확도는 201위
노승열도 '들쑥날쑥' 티샷…김시우, 50%대 '난사형'
거리 짧고 '눈먼 드라이버' 그린 적중률 저하 악순환
세계 1~5위 모두 빠지는 발스파챔피언십 9일 개막
[ 이관우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장타자’들의 밀림이다. 2016~2017 시즌 12명의 챔프 중 300야드를 손쉽게 날리는 ‘거포’들이 7명에 이른다. 갈수록 길고 까다로워지는 전장을 지배해야 달콤한 축배를 들 수 있다는 얘기다.
멀리 치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후속 샷을 정확하게 그린 위로 날리려면 티샷을 페어웨이로 안전하게 떨궈야 한다. PGA 투어 챔프들은 이런 ‘멀(리)-똑(바로)-정(확하게)’ 우승 공식에 대다수 근접해 있다.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평균 60%, 파 4홀의 두 번째 샷이나 파 5홀에서의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놓는 온그린 능력은 72%다. 챔프 12명 중 2명만 60%대 확률을 기록했을 뿐 10명이 모두 70%대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반면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K브러더스’는 이 추세와 거리가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가는 것부터 숨이 가쁘다. 9일(현지시간) 발스파챔피언십에 출전하는 6명의 K브러더스는 평균 291야드를 때린다. PGA 챔프(301야드)들에게 꼭 10야드가 뒤처진다. 안병훈(26·CJ대한통운)과 강성훈(30)만 300야드클럽에 들어가 있다. 정확도 역시 한 수 아래다. 안병훈, 김시우(22·CJ대한통운), 노승열(26), 강성훈, 김민휘(25) 5명이 모두 하위권에 몰려 있다. 그나마 최경주(47·SK텔레콤)가 투어 드라이버 정확도 20위로 ‘맏형’의 노련함을 과시한다. 하지만 짧은 비거리가 아킬레스건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장타 서열 2위인 김세영(24·미래에셋)과 비슷한 273야드 정도다. 지난해 8월 윈덤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거머쥔 김시우는 허리 부상 이후 290야드대였던 드라이버 비거리가 270야드대로 20야드나 쪼그라들었다. 정확도는 205위로 ‘난사(亂射)’에 가깝다.
시즌 3승을 가장 먼저 챙긴 저스틴 토머스(미국)나 2개 대회를 연속으로 제패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도 드라이버 정확도는 100위권 밖이다. 하지만 든든한 아이언샷이 뒤를 받쳐준다는 게 다르다. 둘 다 70%가 넘는 고도의 온그린 능력을 자랑한다. ‘충분히 멀리’ 날리기 때문에 웨지로 후속샷을 쉽게 그린에 올린다.
발스파챔피언십은 그나마 한국 선수들이 기회를 노려볼 만한 대회다. 세계랭킹 1위부터 5위까지의 슈퍼강자들이 모두 불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숙제는 남았다. 퍼팅싸움 이전의 전초전, 롱게임에서부터 실타래를 푸는 일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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