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8만5000가구 '집들이'
입주 1~2개월전 사전 점검
시공사가 주는 체크리스트에 벽지·바닥재·몰딩·수도꼭지 등 하자 없는지 자세하게 표시해야
중개업소·금융회사 활용을
지정기간내 입주하지 못하면 잔금 연체로 가산이자 물어, 은행별 대출 조건도 따져봐야
[ 문혜정 기자 ] 올해부터 전국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크게 늘어난다. 지난 10년간 연간 27만~28만가구 수준이던 신규 아파트 입주량이 올해부터 급증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와 부동산인포는 각각 36만4000여가구와 39만1000여가구가 올해 입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장 이달 1만3200가구를 시작으로 상반기에 매달 2만~3만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는 마음은 설레지만 챙겨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집 소유주라면 시공 하자부터 잔금 마련, 취득세 납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세입자도 입주 전 기존 전·월세 주택의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
시공 하자 꼼꼼히 점검해야
아파트 단지마다 입주 시작 한두 달 전에 입주자 사전점검을 한다. 입주 예정자가 대개 2~3일간 단지를 방문할 수 있다. 단지별로 날짜를 지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택 소유주 및 입주 예정자가 부득이 날짜를 맞출 수 없다면 입주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따로 예약 가능 여부를 물어봐야 한다. 단지 방문 시 계약서와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분양 당시 카탈로그나 사진기, 줄자 등을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사전점검은 대부분 아파트 전용 부분에 대해 이뤄진다. 시공사에서 체크리스트를 주기 때문에 입주 예정자는 순서대로 확인하면 된다. 공간별로 문과 창문, 벽지와 바닥재, 몰딩과 걸레받이, 수도꼭지 등 수전, 실리콘 코킹 등이 제대로 시공됐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게 좋다. 시공사는 제출받은 하자 점검 리스트를 공정별로 모아 입주 때까지 마무리 작업을 한다.
입주 지정 기간(1~2개월) 중 이사할 날짜를 미리 선점하는 것도 좋다. 요즘 아파트 단지들은 화단 등 지상 조경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사다리차를 허용하지 않기도 한다. 엘리베이터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같은 동·라인에서 이사 날짜가 겹치면 곤란하다. 일부 건설사나 단지는 온라인에서 입주자가 직접 날짜를 선택해 예약하도록 하고 있다. 이사 예약이 꽉 차 있으면 자동으로 해당 날짜를 고를 수 없도록 한 시스템이다.
대림산업 고객만족팀 관계자는 “새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각종 요구사항과 지원 요청이 한꺼번이 몰리기 때문에 시공사는 본사 직원과 외주 인력을 상주시키며 고객 대응에 만전을 기한다”며 “만약 입주 지정 기간이 지났고 입주 사무실도 없어졌는데 입주를 해야 한다면 시공사의 ‘애프터서비스 사무실’이나 관리사무소로 문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잔금 및 취득세 납부는 제때 해야
아파트 입주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선 새 아파트 열쇠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분양가격의 30~40%에 달하는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분양 당시에 낸 계약금(평균 10%)과 중도금대출(50~60%)에 이어 잔금을 납부해야 완전히 소유권을 갖기 때문이다.
입주 시점에서는 잔금대출에 대해 ‘여신심사 선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소득 증빙이 까다로워지고 비거치·분할상환을 원칙으로 한다. 입주와 함께 원리금을 같이 상환해야 하는 셈이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80%가 넘으면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된다. 잔금 마련 방안을 미리 해둬야 하는 이유다.
입주 예정자는 중도금 집단대출을 해준 금융회사의 잔금대출 승계·전환 조건을 우선 살펴보는 게 일반적이다. 개인 신용도를 활용해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조건을 비교·확인할 수 있다. 입주자 사전점검 시 단지에 여러 법무사 사무실과 대출을 알선하는 금융회사 영업직원이 함께 나와 있으므로 명함을 받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입주 사무실로 문의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입주 예정자끼리 모인 온라인 사이트나 부동산재테크 동호회에서 대출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가산이자에 주의를
자금 상황을 잘 조율해 입주 지정 기간 안에 이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정 기간을 어기면 지체상금이나 잔금 납부 연체에 대해 가산이자가 발생한다. 입주를 수개월 이상 미루면 최악의 경우 분양계약 해지 등 법적 분쟁을 겪을 수도 있다. 기존에 살던 주택의 전·월세 보증금을 입주 날짜에 맞춰 돌려받아야 하고 대출도 그 이전에 문의해야 한다.
새 아파트에 전·월세 임차인을 두는 경우도 많다. 서울·수도권을 비롯해 신도시나 지방 행정·혁신도시 등에선 아파트 시세가 분양 당시보다 많이 오른 지역이 적지 않다. 전세보증금 시세가 현재 아파트 매매가격의 60~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잔금을 납부할 수도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입주하지 않을 계획인 집주인이라면 입주 개시 6개월 전부터 미리 단지 주변 공인중개업소 등에 문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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